온갖 소문만 무성했던 버라이즌의 아이폰 공급이 드디어 성사될 모양이다.
미국의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다음주 화요일(현지 시각) 뉴욕 맨허턴에 위치한 링컨센터에 저널리스트들을 초청,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뉴욕타임즈,월스트리트 저널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는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의 회장이자 COO인 ‘로웰 맥아담’이 주재한다.
외신들은 버라이즌측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할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CDMA 방식 아이폰의 공급과 판매 시점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업계에는 다음달 3일부터 버라이즌이 아이폰의 판매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버라이즌이 CDMA 방식 아이폰을 공급하게 되면 아이폰의 AT&T 독점 체제가 해소되면서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 한바탕 큰 회오리가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많은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버라이즌의 아이폰 공급을 예상, 아이폰의 구입 시점을 다음달 이후로 미루고 있는 상황이어서 버라이즌이 아이폰을 판매하기 시작하면 대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고객들의 불만이 많았던 AT&T의 아이폰 가입자들과 스프린트,T-모바일 가입자의 이탈도 점쳐지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애플 역시 복수의 통신사업자 판매망을 통해 아이폰 공급 체계를 구축함으로서 기존의 아성을 보다 견고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버라이즌은 아이폰 공급을 계기로 가입자 기반을 크게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즌은 특히 미국의 ‘컨슈머 리포트’가 선정한 이동통신 고객 서비스 만족도 1위 업체라는 강점을 앞세워 신규 가입자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가들은 버라이즌이 유일하게 신규 가입자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재 버라이즌의 가입자는 9천3백만 정도인데 아이폰의 공급으로 1천만 이상의 가입자를 추가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AT&T도 아이폰 독점 체제 해소에 대비해 대비책을 작년 여름부터 강구해왔다. ‘아이폰4’로 쉽게 업그레이드 할수 있도록 2년 약정의 가입 프로세스를 새로 도입했고,통신 사업자를 쉽게 바꾸지 못하도록 가족이나 기업 전용 가입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산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스프린트나 T-모바일 등 후발 사업자들 역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즌이 언제부터 CDMA 아이폰을 공급할지도 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애플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애플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버라이즌의 아이폰 판매 시점은 다음달 3일이라는 루머가 나돌고 있으며 ‘보이지니어스리포트(BGR)’는 애플이 아이폰 유통점에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직원들의 휴가를 금지했다며 다음달 3일 출시설을 뒷받침했다.
버라이즌의 CDMA 아이폰 공급을 계기로 애플이 인도나 중국 등 CDMA 방식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CDMA 방식 아이폰을 공급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한편 미국 IT전문매체인 ‘컴퓨터월드’는 미국내 제3위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가 다음달 중대한 발표를 할 예정인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스프린트의 아이폰 공급 가능성을 낮게 예상했다. 오히려 스프린트가 HP의 팜 ‘웹OS’ 기반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컴퓨터월드는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스프린트의 아이폰 공급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스프린트는 4세대 통신망인 ‘와이맥스’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RIM이 내놓을 예정인 태블릿PC `플레이북‘도 와이맥스용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4세대 통신망인 와이맥스와 LTE간 주도권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래저래 미국 이동통신시장에는 전운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