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모하임 "게임도 이젠 3D·SNS 갖춰야 성공하죠"

"앞으로 게임이 갖춰야 할 성공 조건은 3D(차원)와 같은 질 높은 그래픽, 컴퓨터 앞에 앉으면 누구와도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네트워킹 시스템, 두 가지입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 세계 최대 게임업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공동 설립자 겸 CEO인 마이크 모하임은 매일경제와 신년 이메일 인터뷰에서 "스타크래프트II,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디아블로III 등 블리자드의 게임과 커뮤니티는 모두 이런 조건을 갖췄다"며 자신했다.

그가 말하는 커뮤니티는 바로 배틀넷(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서 제공하는 온라인게임 서비스)이라는 마당이다. 사용자끼리 채팅도 즐기면서 소셜네트워크상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가상공간이다.

모하임은 "한국의 앞선 온라인 인프라와 게이머들의 열정이 블리자드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며 "또한 이는 e스포츠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1999년부터 시작된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구단까지 생기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04년 267억원에서 2007년 774억원으로 증가했다. 2010년에는 1207억원으로 추정돼 연평균 28.8%의 고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스타크래프트II를 내놓으면서 3D 그래픽을 더하고, GSL(글로벌 스타크래프트II 리그)을 직접 운영하는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모하임은 "올해는 GSL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 e스포츠 리그로 진출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리자드가 글로벌 톱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그는 "개발자들이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개발에 매진하는 장인정신, 그리고 일을 즐기는 열정"이라고 답했다.

한마디로 아직도 초기 벤처 정신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1991년 모하임이 미국 UCLA 공학도들과 함께 블리자드를 창업할 당시엔 컴퓨터 3대만이 책상에 있었다.

모하임은 "아직도 내 책상 한쪽에는 그때 친구들과 첫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며 "많은 게임들을 기한에 맞춰 내놓기보다는 우리가 납득하는 게임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은 20년 전부터 정해놓은 철칙"이라고 말했다.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한국 이용자들이 기대하는 RPG(역할수행게임) 디아블로3는 이르면 연내에 내놓는다"며 "스타크래프트II팀은 새로운 사용자 제작지도를 공개할 예정이고 업그레이드 작업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업그레이드를 위한 아이디어 작업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창립 이후 20년 동안 가장 힘들고도 행복했던 때가 바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내놓았을 때"라며 "위험을 무릅쓰고 1년 동안 전사적인 공을 들였고 결국 성공해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2007년 서울에서 열린 `월드와이드 인비테이셔널`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스타크래프트Ⅱ를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고 평가받는 때였는데, 에너지와 열정이 넘치는 한국 게이머들에게 처음 대작을 보여주고 호평을 받아 당시 흥분을 감출 수 없었지요."

■< 용어설명 >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 수많은 이용자들이 서로 다른 곳에서 하나의 게임에 접속해 사이버상에서 각각 역할을 나눠 맡아 진행하는 게임.

[매일경제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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