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은 그야말로 ‘스마트 혁명’이 대한민국을 삼킨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DB산업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국내 DB산업 시장은 6.3% 성장한 9조2877억원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얼마 전 한국경제연구소가 전망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4.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DB산업은 크게 DB서비스, DB구축, DB솔루션, DB컨설팅으로 나뉘는데,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확산은 국민의 다양한 정보 활용 수요를 충족시키며 약 45%를 차지하고 있는 DB서비스 시장에 직접적인 성장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앞으로도 매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DB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추이로 볼 때 DB산업은 올해 10조원 시장 규모를 거뜬히 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DB솔루션 분야는 지난해 한반도 호랑이의 저력을 볼 수 있었던 한 해라 평하고 싶다. 특히 가장 규모가 큰 DB보안 시장은 전년대비 13.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고무적인 사실은 웨어밸리·피앤피시큐어 등 거의 국산 제품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국산 DBMS 시장과 DB품질, DB검색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기념비적인 한 해였다. 이는 그간 축척된 국내 기업의 기술력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그리고 데이터베이스진흥원과 연계한 대학지원 프로그램, 교수연수 프로그램, 한국DB산업협의회 등과 같은 활동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생각된다.
어느 산업을 막론하고 창의적 인재양성은 실무환경에서 중점이 되는 핵심과제일 것이다. 국내 DB산업 일자리 창출 역시 업계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DB산업 인력 규모는 총 18만7115명으로 2년 사이에 2만8966명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는 DB산업이 다른 서비스산업에 비해 고용 창출의 효과가 큰 효자산업임을 실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DB 전문인력 수급 불균형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기업은 중·고급 수준의 전문화된 인재를 요하고 있지만 실제 중·고급 인력의 층이 수요만큼 두텁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은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초급수준으로 포화상태에 정체되어 있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우리 DB진흥원은 중·고급 인력 창출을 위해 대학 교육의 질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대학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추진하고, 산·학·관의 의견을 수렴한 DB산업 인적자원개발협의체의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IT융합산업이 발전하고 하나하나의 체제가 맞물려 갈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DB산업은 이러한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정보화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든든한 지반을 형성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데이터베이스’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글로벌 모바일 경쟁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DB산업 육성은 매우 절실하다. 하지만 DB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DB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한 법률은 전무하다. 향후 국가경제 성장 기여도가 높아질 DB산업에 대대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지난해는 스마트혁명이란 소용돌이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한 해였다면, 신묘년인 올해는 DB산업을 발판으로 대한민국이 스마트혁명의 중심으로 껑충 뛰어 오르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장 eungsoohan@kdb.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