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임베디드 SW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ET단상]임베디드 SW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아이폰 출시, 도요타자동차 리콜 사태, 연평도 포격 사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언뜻 전혀 관련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작년 한 해 임베디드 업계에서 볼 때 SW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일반인에게도 그 중요성이 각인되기 시작한 임베디드 SW는 IT 융·복합의 핵심 인프라로서 휴대폰, 자동차, 가전, 국방·항공 등 주요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원천기술이자 기초 자산이다. 과거의 모바일 산업이 HW 제조 기반의 경쟁이었다면 최근에는 운용체계(OS), 사용자환경(UI) 등과 같은 SW가 제품 경쟁력을 결정하며 SW 업체가 산업의 헤게모니를 주도하게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듯이 자동차도 전장화되어감에 따라 자동차 기술 혁신의 90%가 임베디드 SW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능형 자동차를 기반으로 IT산업과 기술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여전히 핵심 기술과 요소 부품들이 선진국 의존도가 높아 아직은 한계가 존재하긴 하나 자동차-IT융합 시장은 필연적 트렌드가 될 것이므로 그 핵심 부품인 SW 자체 개발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타 산업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악한 국방 SW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무기체계가 첨단화, 무인화되어감에 따라 최신 전투기 기능의 30~80%를 SW가 차지하는 반면에 국방 SW의 국산화율은 겨우 1%에 불과하다. 미래의 첨단 전장환경을 고려할 때 이는 국가안보 차원에서는 심각한 불안 요소라 할 수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임베디드SW산업협의회의 ‘2010 임베디드 SW산업 현황 및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바일, 자동차, 국방, 제조 등 각 산업에서 임베디드 SW에 대한 요구사항과 활용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임베디드SW 기술은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과 평균 3년의 기술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임베디드 SW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이러한 낙후된 SW 현실은 여전히 국내 임베디드 SW 산업계는 기반 기술개발보다는 상대적으로 투자 부담이 낮은 응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치중했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융합과제도 응용 애플리케이션 SW 위주로 국산화가 추진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미들웨어 및 시스템 SW는 핵심 부품임에도 외산 제품을 활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러한 응용 애플리케이션 SW는 대부분 외주 용역 중심의 산업 구조로 이뤄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WBS(World Best Software)가 나오기도 어려운 구조라는 데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이라 할 수 있는 휴대폰, 자동차가 각 산업에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트 조립 중심에서 벗어나 SW를 통해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결국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국방 SW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에서는 실시간 운용체계와 같은 시스템 SW가 중심인 플랫폼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실제 수요와 난이도, 개발기간, 비용 등을 고려하여 국산화 로드맵을 수립하되, 중장기적으로 시스템 SW 분야의 국산화를 방위산업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지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적으로 SW 플래그십, WBS와 같은 정부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국방 SW 전문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을 집중 육성해 무기체계 국산화를 위한 생태계를 조속히 조성해야 할 것이다. 신묘년 새해에는 임베디드 SW가 IT융합이라는 거대한 산업적 트렌드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이상헌 MDS테크놀로지 사장 sangheon@mdst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