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스마트폰, `인간성 하락` 주범"

"장례식장에서도 아이폰에 정신이 팔려 있다니…"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사회학과 셰리 터클 교수는 최근 한 지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어이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조문객 상당수가 장례식에는 관심이 없고 아이폰을 꺼내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 메시지 등을 확인하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터클 교수는 이를 두고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고인에게 작별을 고하는 셈"이라고 비꼬면서 SNS와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인간성 하락 현상을 우려했다.

23일 영국 일간 메일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가 이용자를 현실 세계에서 유리,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터클 교수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고무적이고 발전적인 기술을 개발했지만 이 기술들이 우리를 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SNS가 이용자로 하여금 가상 세계에 몰두하게 하면서 현실 문제와 인간관계로부터 고립시킨다는 지적은 전부터 꾸준히 나온 이야기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저술가 니컬러스 카는 인터넷 사용이 복잡한 정보 처리 능력을 저하한다고 지적했고, 미 에모리대 교수 마크 바우어라인은 자신의 저서 `가장 멍청한 세대`에서 "미국의 지적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SNS는 외간 남녀가 부적절하게 만나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가정파괴 주범이라는 오명까지 얻고 있다.

영국 법무법인 `하트 스케일스 앤드 호지스`의 가족법 담당 변호사 엠마 파텔은 자신이 지난해 5월 이후 최근까지 약 9개월간 담당한 이혼소송 30건 모두에 페이스북이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피소된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이용자를 만나 `작업용 메시지`를 보내거나 음란한 대화를 나누다 배우자에게 발각된 것으로 드러나 SNS가 이혼 과정에서 가상의 법적 `제3자` 역할을 했다고 파텔 변호사는 지적했다.

페이스북뿐 아니라 인터넷 가상공간 `세컨드 라이프`나 기혼자 만남 주선용 사이트 `일리싯 인카운터`, 친구찾기 사이트 `프렌즈 리유나이티드` 등도 인터넷을 통한 불륜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메일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