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 새해 M&A 기반 지배력 강화 나선다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운 통신장비업체들이 새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영역을 추가함으로써 기존 제품군의 시장 지배력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스코, 주니퍼, HP, 노키아지멘스 등 주요 통신장비업체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 확대 경쟁에 나섰다. 기존 업체들과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시스코는 네트워크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 확대에 나섰다. 그 중의 하나가 지난 6일 CES에서 선보였던 ‘비디오스케이프 미디어 스위트’. 지난해 8월 인수한 익스텐드미디어의 기술에 기반한 것으로 유료 미디어나 광고형 비즈니스 모델 유료화를 위한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시스코는 서비스사업자가 TV, PC, 스마트패드(태블릿PC)나 모바일 기기 등 다양한 미디어에 제공하는 콘텐츠를 관리, 출시하거나 유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플랫폼 역할을 한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 관리 영역까지 확장을 도모하는 셈이다.

 주니퍼는 유선쪽에 한정됐던 사업 영역을 무선으로 넓히며 유무선 통신장비업체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에스모바일을 인수하면서 스마트폰, 태블릿에 개인용 모빌리티 솔루션을 선보였다. 또 지난해 4월 인수했던 안키나를 통해 비디오스트리밍 기술까지 탑재, 모바일 영역에서의 사업을 첫 발을 디뎠다. 11월에는 블랙웨이브 인수를 통해 고급 비디오 전송기술까지 확보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무선랜 업체인 트라페즈와 12월 가상화보안기술업체인 알토네트웍스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 보안 분야까지 강화했다. 이를 통해 올해 개인, 무선이라는 시장 확대 전략을 완성시켜 간다는 전략이다.

 세계적인 위상과는 달리 국내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HP도 지난해 6월 인수한 쓰리콤 인수를 통해 일반 고객 대상 네트워크 시장 강화에 나섰다. 데이터센터 등 기업용 시장위주의 기존 시장을 넓히겠다는 의지다. 아직 국내 시장점유율 6.7%에 그치고 있지만 분기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또 최근 IT환경이 네트워크와 컴퓨팅이 결합되는 추세에 맞춰 서버, 스트리지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노키아지멘스도 노텔의 무선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롱텀에벌루션(LTE) 기술 등을 강화해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올해는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더 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업계의 인수합병으로 통신장비업체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 지배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살아남은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