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주머니 속 지갑을 대신하는 시대가 본격화됐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노키아는 올해 모든 라인업에 NFC를 적용할 계획이며 애플도 차세대 아이폰에 탑재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모든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NFC 칩을 탑재하고 LG전자와 팬택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 T모바일은 지난해 11월 합작사 ‘아이시스’를 설립해 애틀란타 등 도시에서 NFC 적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카드 결제 시장 역시 비자와 마스터가 국제표준화 기구인 NFC포럼에 합류하며 벌써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차세대 모바일카드 결제 시장도 이들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모바일 결제서비스 방식 가운데 NFC 방식이 2010년 3억1600만건에서 2015년에는 35억7200만건으로 11.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비해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은 너무 약하다. NFC포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이미 참여하고 있지만 활동이 저조하다. SKT와 KT 역시 NFC폰을 출시했지만 시범사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NFC 관련 기술이 해외업체에게 종속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기업과 국민에게 올 수밖에 없다. 우리는 원천기술 부족으로 막대한 로열티를 외국업체에 갖다 바친 경험이 있다.
NFC 시장은 협업이 중요하다. 국내 단말기업체와 통신사, 카드사들이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상용화 작업은 해외업체와의 시차가 없다. 지금도 늦은 만큼 이해관계에 얽혀 협업을 하지 못하면 안 된다.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