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새로운 국력은 스마트워크다

[리더스포럼]새로운 국력은 스마트워크다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은 1980년부터 매년 세계 각국의 경쟁력을 종합 평가해 그 순위를 보고서로 발표한다. 이 보고서는 국제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그 내용에 따라 해당 국민과 지도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국내총생산(GDP) 순위와 행복지수가 다르듯이 IMD지수는 경제 통계적·정량적 개념이다. 그에 따른 군사력이나 경제력은 19세기·20세기형 하드파워라고 일컫는 반면에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학 교수가 창안한 소프트파워는 지식정보, 과학기술, 외교, 문화, 예술 등 어떠한 물리력이나 강제수단보다 자발적이고 그 콘텐츠의 속성에 따른 매력도에 흡인되는 개념으로 하드파워의 대응 이론으로 설명된다.

 21세기 들어 세계는 지식자산을 무기로 선진국 진입 정책을 입안하고 이를 완수하기 위해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며 노력을 기울인다. 이어질 21세기 중반의 시작은 이 같은 소프트파워가 주축인 융·복합형 소프트파워가 국가 경쟁력과 국민 행복지수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국력 신장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과거 우리 조상은 중국의 달력에 의지해 농사를 지었다. 그 달력이 우리 현실에 맞지 않음을 인지한 세종대왕은 1433년 정인지, 이순지 등에게 우리 실정에 맞는 24절기를 만들게 했고, 풍년과 풍어를 기약할 수 있도록 그 방안을 제시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했다.

 산업화가 늦은 우리나라는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앞서 나가겠다는 일념으로 1980년 9월 정부를 중심으로 정보통신 강국의 밑그림을 그리고 TDX, Ticom, K-Dos를 개발했다. 1996년엔 세계 최초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에 성공했다. 인터넷 국내 이용자가 5000만명을 넘은 현재 국내 500만명, 세계 1억명을 초과하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출현은 우리나라가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진입해야 할 충분하고도 필요한 이유가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장시간을 근무하면서도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50% 수준임이 확인된 이제는 좌고우면하고 방황할 때가 아니다. 일과 육아의 병행에 따른 어려움으로 여성 취업률은 20대 후반 65%에서 30대 초반엔 50% 이하로 떨어진다. 수도권 900만여명의 근로자가 하루 90분의 출퇴근 시간을 허비하고, 연간 111만톤의 탄소배출과 1조6000억여원의 교통비용을 지출한다.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안은 고도로 발달한 정보통신방송기술을 이용한 유연근무제도(스마트 오피스, 모바일 오피스) 도입이다. 미국은 1990년대 초반부터 총무부를 중심으로 시작했고, 일본은 2005년부터 원격근무 인구 배증계획을 수립하고 취업인구의 20% 이상을 유연근무로 대체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공무원이나 회사원뿐만 아니라 정보수요 빈곤 계층인 전국 농어촌의 14만 이장들에게도 스마트워크는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지식정보사회에서 소프트파워로 그 장점이 그대로 작동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대면보고식 직장 문화에 순치된 우리로서는 상호 신뢰의 바탕 위에 계층·동료 간에 지켜야 할 행동양식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첫째, 재택 또는 이동근무 중이라도 직장 출근 시와 똑같은 옷차림과 시간을 지켜야 한다. 둘째, 일일·주간 업무처리 기간과 결과가 정량적으로 표시돼야 한다. 셋째, 업무계획, 목표와 평가가 객관적이어야 한다. 넷째, 구체적인 행동 양식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다섯째, 매일 또는 주어진 시간에 업무보고를 하고 지시를 받으며 업무 일탈의 경우에는 스스로 이를 밝혀야 한다. 아무쪼록 스마트워크로 이어지는 소프트파워의 확대 재생산으로 우리나라가 비전 있는 강국이 되길 바란다.

 조성갑 한국IT전문가협회장 skc17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