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디지털 지상파 TV 전면 전환을 위한 최종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향후 6개월간 막바지 준비를 마무리한 뒤 오는 7월부터는 전국 모든 가구를 대상으로 완전한 디지털 지상파 방송 시대를 연다는 의지다. 한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들이 수차례 연기를 거쳐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이례적이다.
2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과 방송사 등은 오는 7월 디지털 지상파 방송 전면 전환을 위해 향후 6개월간 최종 실행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준비 작업에서는 경제 사정이 어렵거나 지식이 부족한 노령층 가구를 중점 대상으로 삼을 예정이다. 총무성과 방송사들은 현재 약 94%에 이르는 아파트 건물에 이미 수신 안테나가 설치된 만큼 오는 7월 디지털 전환 일정을 더 이상 늦추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디지털 TV와 어댑터의 누적 판매량은 총 1억대를 넘어섰고,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수신기와 디지털 방송 하드웨어(HW) 보급률도 90.3%에 육박했다.
총무성은 향후 6개월간의 최종 준비 과정에서 약 20만명의 자원봉사자를 선발, 디지털 지상파 방송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보이스카우트를 비롯한 사회봉사단체들과 지방자치단체에 지원을 요구할 계획이다.
현재 총무성은 노령 가구를 중심으로 전국 100만 가구 이상이 디지털 전환 채비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이들 가구를 대상으로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TV와 HW 장치를 점검하고 사용법 등을 교육하는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미 몇몇 가전 유통 업체와 각종 단체가 비슷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약 1000개에 이르는 지자체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각종 문의에 응답할 수 있도록 교육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오는 7월이면 하루 평균 약 60만통의 문의 전화를 소화할 수 있는 통신 회선을 개통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의 디지털 방송 전환 계획은 그동안 세계 각국이 겪었던 각종 시행착오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9년 6월 디지털 지상파 방송 전환을 마무리했지만, 두 번씩이나 일정을 연기했었다. 한국에서도 당초 디지털 지상파 방송 전환 일정이 지난해 말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결국 오는 2012년으로 미뤘다. 유럽에서는 각국이 권역별로 점진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왔다. 일본은 시점을 확정해 전국 단위에서 디지털 지상파 방송으로 전면 전환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드문 사례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