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스마트폰이 본격 도입된 지 1년이 넘었다. 지난 한해에만 수십개의 새로운 스마트폰이 등장했으며 가입자도 조만간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 5명당 1명꼴로 스마트폰을 보유하게 되면서 ‘개성’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는 사람치고 휴대폰 제조사들이 내놓은 채로 들고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말기 디스플레이에 필름을 붙이는 것은 기본이고 스마트폰을 보호하는 형형색색의 케이스로 꾸미고 다닌다. 스마트폰 뒷면을 아예 교체하거나 전체 색을 바꾸는 마니아급 ‘튜닝족’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부분 기존 디자인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꾸미다보니 반대로 악세사리를 붙이지않은 스마트폰이 오히려 독특하게 보일 정도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패턴도 개성이 넘친다. 음성통화만 주로하는 ‘피처폰식’ 사용자가 있는가 하면 웹 검색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동영상 스트리밍 시청 등 데이터통신만 월등히 많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무료 와이파이(WiFi)망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알뜰 사용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사용자들은 빠르게 개성을 찾고 있는 반면 통신사 요금제는 아직까지 이전 형태를 유지하면서 별다른 개성이 없다.
이동통신사 스마트폰 요금제는 4~5개로 나눠진다. 이 요금제들은 비용을 많이 지불하는 사용자에게 음성·문자·무선데이터 용량을 많이 제공하는 비율제다.
데이터 사용량이 남은 경우, 다음 달로 이월하기도 하지만 남은 데이터 용량을 음성이나 문자 등으로 소진하거나 사용자가 총량에서 용도별로 나눠 사용하는 맞춤형 요금제는 아직까지 요원하다. 사용자의 선택 폭은 좁다. 사용 패턴은 고려하지 않은 ‘공급자 논리’에 맞춘 탓이다.
이통사들은 ‘요금제가 복잡해져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선택권이 넓은 요금제를 만들수록 ‘수익’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요금제도 소비자 편의 중심으로 개성을 찾을 때 진정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