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벤처 버블(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지난 2000년 3월 10일은 한국의 코스닥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날이자, 동시에 버블 붕괴가 시작된 날이다. 이후 10년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두 배 이상 상승을 보인 반면에 코스닥 시장은 10년 새 주가가 80% 넘게 빠졌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시장으로서의 코스닥 본연의 기능이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원회가 미래 핵심산업에 대한 자금조달 시장으로서의 기능 강화와 건전성 확보를 골자로 한 ‘코스닥시장의 건전 발전방안’을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코스닥 시장은 우리 경제에 새로운 성장 활력을 제공하는 벤처생태계의 ‘핵심’이다. 코스닥은 벤처기업이 도약을 위해 자금을 확보하는 통로이자, 벤처캐피털의 유일한 자금회수(exit) 수단이기 때문이다. 미래 핵심산업 분야의 건전한 자본조달 창구로서 코스닥이 제 기능을 발휘해야 ‘제2 벤처붐’도 가능해진다.
코스닥을 살리기 위해서는 투자기관과 외국인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10년 전 벤처 버블의 영향이 아직까지 남았다면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퇴출시켜야 할 곳은 과감하게 솎아내 옥석(玉石)을 가려줘야 한다는 얘기다. 또 상습적으로 위법행위를 저지른 자에게는 엄청난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더 강력한 장치가 필요하다.
이번 발전 방안을 계기로 국내 코스닥 시장이 투자가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신성장 분야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