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몽의 트위터 이야기] 트위터는 팔색조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인 에반 윌리엄스가 지난 주 한국을 방문했다. 트위터의 한국어 서비스를 개시하고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트위터의 성격을 규정하기를 ‘SNS’라기 보다는 실시간 정보를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미디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한입 뉴스 미디어’라고 할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의 한 후배는 이 얘기에 강하게 동조했다. 본인도 트위터를 시작하면서 인터넷으로 뉴스 보기를 중단하고 트위터로 주요 뉴스들을 확인한다는 뜻이다. 트위터가 인터넷 뉴스들 보다 빠르기 때문이란다.

 틀리지 않은 얘기이고, 트위터 창업자의 야심찬 정의이지만 필자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분명히 누구에게는 ‘빠르고 간편한 소식통’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필자에게는 사람의 관계를 강화시켜주고 연결시켜 주는 도구로서의 트위터 이미지가 훨씬 강하다.

 며칠 전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는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라는 TV 프로그램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여기에서 필자는 출연자들 중 김석원 앤디앤뎁 대표(@andyssam)나 디자이너 윤춘호씨(@ChoonhoY)와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 모두 실제로는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는데 트위터로는 이미 여러 번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눈 관계였기 때문에 다른 첫 만남과는 느낌이 매우 달랐다.

 보통 트위터로 알고 지냈던 사람을 실제로 처음 만날 경우 “트위터에서 뵜던 미르몽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낸다. 그러면 상대는 “아, 그 분이시군요”라고 반갑게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첫 만남 같지 않은 첫 만남이 이뤄진다. 남다른 첫 만남 덕분에 더욱 반갑고, 이후 그 관계는 더욱 깊어진다.

 트위터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용도와 정의가 변화하는 ‘팔색조 미디어’이다. 어떤 이에게는 뉴스미디어요, 어떤 이에게는 만남의 도구이다. 또한 어떤 사람들에게 트위터는 팬클럽의 장이기도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을 팔로우하고 그들의 일상을 함께 공유하며 때로는 직접 대화를 나눌 수도 있는 신비한 도구다. 어떤 이들에게 트위터는 외로움을 달래는 치유의 도구이기도 하다.

 트위터의 다채로움은 기업의 활용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 흔히 트위터를 단순한 홍보의 툴로만 생각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사실은 훨씬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어떤 기업은 트위터를 고객 관리의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대고객 상담 창구로 쓰기도 한다. 위기관리 용으로 트위터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있는가하면, 최고경영자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구축하는 도구로 쓰기도 한다. 어떤 회사는 아예 트위터로 직접 물건을 팔기도 한다.

 트위터는 멋진 도구다. 이처럼 다채로운 색깔과 향기가 있기에 그 매력은 더욱 커보인다. 만약 아직까지 이 다채로운 매력을 알지 못하고 오로지 한 가지 용도로만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는 사람이나 기업이 있다면 이제는 새로운 매력에 도전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장담컨대 양파껍질처럼 오묘한 트위터의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