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장비시장 한국 주도 중국 몰락

스마트폰을 애용하는 직장인 이세원 씨(30)는 `동영상` 콘텐츠를 볼 엄두를 못낸다. 중간에 자주 끊기고 요금도 비싸다. 그래서 미리 다운받은 동영상만 보고 있다.

하지만 오는 7월이면 이씨 고민은 사라진다. SK텔레콤을 시작으로 LG유플러스, KT가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4세대 이동통신은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90분짜리 고화질 영화(800MB)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즐기고 75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

SK텔레콤은 26일 롱텀에볼루션(LTE) 장비 제공 사업자를 최종 선정하고 국내 최초 상용화를 위한 망 구축에 본격 나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올해 4분기부터 LTE 상용서비스에 나서며 KT는 올해 안에 LTE 장비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내년 초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사업자들이 차세대 망 구축에 나서면서 약 6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통신장비 시장도 함께 열렸다.

SK텔레콤은 이날 국내업체인 삼성전자와 LG에릭슨, 유럽계 노키아지멘스를 통신장비 사업자로 최종 선정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부터 장비 품질 수준을 면밀히 검토했고 장비 가격, 중소 장비 업체와의 협력 가능 수준 등을 고려해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LG유플러스도 이들 업체를 선정한 바 있어 사실상 국내 장비시장은 3강 구도를 형성,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이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게 됐다.

통신망 구축은 전국 단위로 이뤄져 사업 규모가 큰 데다 다음 세대 통신망이 구축되기 전까지 계속 비용을 투입해 장비를 유지하고 보수해야 한다.

국내 LTE 장비시장 규모는 4조~6조원으로 추산된다.

반면 중국계 회사는 고배를 마셨다. 화웨이와 중싱통신(ZTE)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장비 입찰에서 모두 탈락했다.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중국계 기업들은 국내 LTE 장비시장을 주춧돌 삼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국내 이통3사가 서비스할 4G이통 기술은 초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전용 네트워크로, 현재 서비스 중인 3세대 서비스에 비해 동영상, 음악 등의 콘텐츠를 5배 빠르게 내려받게 해준다. SK텔레콤은 서울에서 LTE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뒤 2012년에 수도권과 전국 6개 광역시로 확대한다.

배준동 SK텔레콤 네트워크 CIC 사장은 "LTE는 고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고 동영상 스트리밍 등 각종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며 "앞으로 3D영상서비스, 3D게임 등 차세대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어

LTE(롱텀에볼루션) : 현재 3세대(3G) 이동통신기술보다 5배가량 빠른 4세대 이동통신. 미국 버라이즌과 영국 보다폰 등 세계 주요 이통사들이 채택했다.

LTE-어드밴스트 : LTE에서 한층 속도를 높인 이동통신. 현재 쓰이는 3G 이통보다 속도가 40배가량 빠르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최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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