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와이파이 시대가 본격 도래할 전망이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최근 구글, 컴서치, 프리퀀시 파인더, KB엔터프라이즈, 스펙트럼 브릿지 등 9개 사업자의 ‘화이트 스페이스(White Space)’ 이용 및 관리를 허용했다고 발표했다. ‘화이트 스페이스’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애널로그 TV 채널간 주파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완충 지역으로 남겨둔 공백 주파수 대역((54~698㎒)을 말한다. 애널로그 TV방송 종료되면 사실상 필요가 없어진다. 그동안 구글, MS, 인텔 등 IT업체들은 ‘화이트 스페이스’의 사용을 민간 사업자에게 개방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해왔다. FCC는 업계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가을 화이트 스페이스 사용에 관한 `규칙(rules)`을 제정한 바 있다.
이번에 FCC로 부터 ‘화이트 스페이스’의 사용 허가권을 획득한 사업자들은 `화이트 스페이스`를 이용해 소위 ‘슈퍼 와이파이’를 구축할 계획이다.
화이트 스페이스는 TV 신호를 실어나르는 방송 주파수 대역이어서 주파수 도달 거리가 길고 건물 투과율이 뛰어나다. 따라서 인터넷 접속이 더욱 쉽고, 원격 모니터링, 휴대전화 트래픽 분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기존 와이파이 보다 신호 도달 거리가 3배, 건물 투과율이 9배, 커버리지 면적이 16배나 좋다고 한다.
이번에 ‘화이트 스페이스’ 사용권을 확보한 9개 사업자 가운데 화제의 중심에 있는 기업은 단연 구글이다. 구글이 화이트 스페이스 사용권을 획득함에 따라 구글이 이 주파수 대역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을 끌고 있는 것. 미국 곳곳에 슈퍼 와이파이망을 구축해 차세대 무선 인터넷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되고 있다. 벌써부터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글이 슈퍼 와이파이망을 중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것.
이번에 ‘화이트 스페이스’ 사용권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MS,어쓰링크,삼성,인텔,델,필립스 등 ‘화이트 스페이스’의 사용을 위해 연합체를 꾸려 왔던 경쟁자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특히 MS는 구글과 마찬가지로 ‘화이트 스페이스’를 이용해 다양한 통신 시험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MS의 댄 리드 부사장은 “화이트 스페이스를 활용해 레드몬드 MS 캠퍼스를 핫스팟으로 구성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MS 외에 모토로라, 스프린트넥스텔 등도 화이트 스페이스만 개방되면 슈퍼-와이파이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화이트 스페이스’ 활용 방안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중에 `화이트 스페이스`를 슈퍼 와이파이(Wi-Fi)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TV 대역 중 지역별로 비어있는 화이트 스페이스는 디지털TV 전환이 완료되는 2013년부터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와이파이 대역(2.4·5㎓)보다 3배 이상의 전송거리 확보가 가능해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농어촌 등 넓은 면적에 저렴한 비용으로 통신 인프라 구축하는데 유리하다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