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장비 중소기업들이 통신사업자의 최대 6조원대 롱텀에벌루션(LTE) 구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통신 3사가 장비업체 선정 시, 중소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가 하면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중소기업 제품을 등록하도록 계약서상에 명시할 것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TE 투자에서 소외될 것으로 여겨지던 2조~3조원대 중계기와 모듈 업계의 수혜가 기대된다.
31일 통신 3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술 특성상 대기업과 다국적기업의 독점구조가 불가피했던 LTE 장비 공급 시, 통신업계는 중소기업 참여를 계속 조건으로 명시하거나 이를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은 장비 업체 선정 과정에 이 같은 조건을 명시했으며 계약서에도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중소기업 참여 확대를 위한 방안을 장비 공급사와 논의하고 있으며 KT는 올해 상반기 내 장비 업체를 선정하며 이 같은 원칙을 반영할 계획이다.
LTE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전용망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서비스 커버리지 확대를 목적으로 음성신호를 증폭해주는 중계기 대신 데이터 트래픽을 효과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소형 기지국(RRU:기지국 무선부분) 위주로 구축한다.
따라서 트래픽 수용 기능이 없는 중계기의 경우, 건물 내 음영지역 해소를 위한 인빌딩 중계기를 제외한 옥외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다. 그동안 이 같은 기술 진화 환경에서는 중소장비 업체의 생존기반이 위협받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통신 3사가 장비 공급업체 선정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참여 확대를 유도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LTE 장비 공급업체를 선정하면서 해당 기업들에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 제품을 공급하도록 명시했다. 중소기업들의 기술 완성도에 따라 참여 정도를 높여, 궁극적으로 기지국 장비는 중소기업이 완벽하게 공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된 삼성전자·LG-에릭슨·노키아지멘스 등과 수차례의 협상을 거쳐 합의를 이끌어냈다.
SK텔레콤에 앞서 장비 업체를 선정했던 LG유플러스도 중소기업 참여 확대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장비 공급사로 선정된 한 회사의 임원은 “LG유플러스도 중소기업 참여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선에서 이뤄질지는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서울지역 시범서비스를 준비하는 KT도 동참했다.
안창용 KT 액세스망전략팀장은 “내년 1분기 서울과 수도권서 상용서비스를 할 예정”이라며 “장비업체 선정 시에는 중소기업의 참여가 최대한 보장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종봉 SK텔레콤 네트워크전략본부장은 “LTE 장비 업체들도 대·중소기업 상생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의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고 명확하게 어느 정도까지 중소기업들을 배려할지는 좀 더 세부적으로 협의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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