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사에 통신 업계 CEO들이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통신 3사 CEO에 대한 초청은 4세대는 물론이고 5세대, 6세대까지를 겨냥해 B4G(4세대 이후)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달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해석됐다. 애써 개발한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정부와 업계가 4G 상용화를 위한 투자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미다.
◇4G 선점을 위한 투자 절실=4G 이동통신시스템은 현재 사용하는 모바일 인터넷보다 40배나 빠른 수준이다. 5분짜리 노래 한 곡을 전송하는 데 0.08초면 가능하다. WCDMA(3G)와 HSPA(3.5G), LTE(3.9G)가 각각 125초, 3.4초, 0.5초가 소요된다. 새로운 이동통신 혁명이 가능한 수준이다.
4G 시스템 개발은 오랜만에 나온 네트워크 개발의 성공사다. 이 기술에는 4세대 이후의 시스템 개발에도 이용될 만한 다양한 기술도 담겨 있다. 상용화할 경우 각종 원천기술은 물론이고 응용기술, 콘텐츠, 서비스 구현기술 등에서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다. 시장선점을 하면 네트워크 장비 및 모바일 융합서비스 시장에서의 독주도 예상된다. 초고속인터넷과 CDMA로 세계적인 정보통신 강국으로 부상했듯 선도적인 투자를 통한 ICT산업의 중흥기를 만들어야 한다.
4G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첫 번째가 상용화다. 기술 개발의 성과도 상용화 없이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통신사업자 CEO들을 초청한 것도 4G기술을 ‘선도하라, 투자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현재 통신사업자로서는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2013년까지 LTE 구축이라는 전략을 수립, 이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문제는 2013년까지 수조원이 들어가는 LTE 투자를 한 뒤 통신사업자가 새로운 투자에 나설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 세계 다른 사업자와 함께 하려는 통신사업자의 표준화 전략도 관건이다.
통신업계의 한 사장은 “가장 앞선 기업이나 기술이 항상 시장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는 교훈을 유념해야 한다”며 업계 입장을 대변했다.
◇이통사 차세대 네트워크 전략은 LTE=통신 3사의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전략은 LT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12월 LTE 장비공급 업체를 선정한 LG유플러스는 당초 LTE 서비스 시기를 앞당길 것을 선언했다. 이미 장비 공급 업체를 선정해 7월 수도권 서비스를 시작한다. 전국망 구축시기도 당초 2013년에 2012년으로 앞당겼다. 올해 8500억원을 비롯해 내년 4000억원 등 총 1조2500억원을 쏟아붓는다.
지난달 LTE 장비 업체 선정을 완료한 SK텔레콤도 현재 선정된 장비 업체들과 함께 자사 요구조건에 맞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KT도 조만간 LTE 장비 업체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내놓는다. 2012년 말까지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1단계 구축을 마치고, 2013년 말까지 5대 광역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