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석우 안피알 대표(aswpr@naver.com)
브랜드 파워 시대가 오고 있다. 마케팅 전략은 과거 상대적 우위에 있던 가격이나 품질이 아닌 브랜드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마케팅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 브랜드는 영원한 약자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단지 중소기업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시장에서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 받는 ‘중소기업 디스카운트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08년 6월 16일부터 7월 4일까지 대기업 CEO 133명과 중소기업 CEO 551명을 대상으로 브랜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CEO들은 취약한 브랜드 파워 때문에 제값대비 64% 밖에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들 중 87%가 브랜드 파워가 취약하여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더구나 최근처럼 스마트폰과 같은 다양한 IT기기 보급으로 수많은 광고 메시지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인지되기는 더욱 어려운 형편이다. 그렇다고 중소기업 브랜드 파워 확보가 결코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오랜 기간 브랜드 파워를 쌓아 온 글로벌 강소기업들이 세계에는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의 경우 브랜드 전략은 어떻게 수립하고 관리해야 하는가? 우선 브랜드 구축을 위해서 첫째, 철저한 사전홍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접근을 모두 실행하려 하거나, 자원부족으로 어떤 전략도 실행하기 어렵다는 극단적 사고를 피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외부 전문그룹의 도움을 받는 것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둘째 브랜드의 체계적 구축이다. 초기 단계는 명확한 아이덴티티(identity)를 선정하고, 운영단계에서는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풀(Pull)형 브랜드 관리를 하며, 성숙단계에서는 과감한 신규 브랜드 도입보다 기존 브랜드의 활용을 우선시 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브랜드가 노후 됐다고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셋째 전략적 의지가 강구돼야 한다. 중소기업 브랜드의 경쟁자는 대기업이 아닌 동종의 다른 중소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취약한 브랜드 파워의 문제를 기업규모의 탓으로만 돌리기 말고 차별화할 가치제안의 포인트를 명확히 하고 브랜드 신뢰를 얻기 위한 비용을 효율화하여 브랜드 파워의 상대적 우위를 점하겠다는 CEO의 의지가 절대 필요하다.
다음은 브랜드 관리전략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브랜드는 고객에게도 중요한 자산가치로 평가 받는다. 세계적인 브랜드 권위자인 데이비드 아커(David A. Aaker) 교수는 `브랜드란 단순한 제품의 이름 이상`이라고 했다.
브랜드 자산을 관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복잡한 작업이다. 브랜드 가치의 결정 주체가 기업이 아닌 고객이기에 더욱 그렇다. 브랜드는 기업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지지만 그 가치(value)는 시장에서 평가되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한 브랜드 자산은 주주 수익(stock return·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과 배당 수익을 합한 의미)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많은 CEO가 브랜드와 주가 사이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의외로 잘 모르고 있다. 브랜드 관리는 기업의 실적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를위해 경영자는 고객이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고객과 시장에 적극 `소통`하는 것이 브랜드 관리의 첫걸음이다. 결국 브랜드 관리는 마케팅 활동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기업 경영활동의 핵심부문`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