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보여주실래요. 제 것도 보여드릴께요"
애플 팬보이(광팬)와 팬걸들은 첫 데이트를 애플스토어에서 만나 이런 말로 시작한다.
실제로 제품매니저이자 애플 팬보이인 아유시 아가왈(27)은 "첫 데이트에서 만난 여성과 `앵그리버즈`(Angry Birds)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의 실마리를 풀었다"며 "다행인 것은 이 여성이 애플제품의 `애용자`여서 한시간이나 내가 사용하는 애플 제품에 대해 말했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과 이런 식으로 데이트를 했다면 곧바로 딱지를 맞았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에서 이처럼 남녀 애플 광팬들을 연결해주는 사이트 `큐피드티노(Cupidtino)가 화제라고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10일 전했다.
지난해 6월 시작한 이 사이트에는 현재 2만8천명이 활동 회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이들은 맥북, 아이패드 등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평생 함께 할 앱, 즉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사이트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이 사이트를 만든 앱 개발자 멜 삼파트(31)는 "작년 봄 여자친구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새로 구입한 아이패드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를 했지만 그녀는 이해하지 못했다"며 "나에게 아이패드는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컴퓨터였지만 그녀에게는 장남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농담조로 다음 데이트상대를 만나면 애플팬인지부터 물어볼 것이라고 말한 뒤 헤어졌다"면서 "다음날 아침 샤워를 하던중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이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사이트는 가입과 프로필 설정, 다른 이용자와의 접촉은 무료지만 사이트로부터 받는 메시지를 읽기 위해서는 한달에 4.79달러를 회비로 내야한다.
이 사이트는 애플 사이트와 유사한 분위기를 내는 디자인으로 돼 있으며 애플이 개발한 브라우저인 사파리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하다. 이름도 사랑의 신 큐피드와 애플 본사가 있는 쿠퍼티노를 합쳐놓은 것이다.
약국 직원인 로니 에스트라다(22)는 "큐피드티노와 같은 데이팅사이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애플(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