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가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삼국지천`과 낚시게임 `그랑메르`를 잇따라 서비스하면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상하위업체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부진에 시달려 온 한빛소프트의 승부수에 게임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빛소프트는 오는 22일 삼국지를 MMORPG 형식으로 담아낸 `삼국지천`의 공개 서비스에 돌입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소재라고 할 수 있는 삼국지를 모티브로 한 `삼국지천`은 영웅 호칭, 유물 시스템과 같은 차별화된 요소와 위ㆍ촉ㆍ오 삼국의 대규모 전쟁을 재현한 작품이다.
400억원이 투입된 블루홀스튜디오의 `테라`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삼국지천` 역시 지난 4년 간 총 16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자되면서 기대를 받아 왔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과거 삼국지를 소재로 한 게임들은 삼국지 세계관의 표현과 게임의 완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다가 흥행에 실패했다"서 "가장 삼국지다우면서도 MMORPG에 충실한 게임을 만들어 향후 10년 이상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빛소프트는 정통 MMORPG인 `삼국지천`에 앞서 지난 8일부터는 낚시라는 친숙한 소재를 한 게임인 `그랑메르`를 서비스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그랑메르`는 온라인게임에서는 거의 채택되지 않았던 전용 컨트롤러를 도입해 패키지 또는 콘솔 게임 느낌을 강화했다.
`삼국지천`이 정통 MMORPG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그랑메르`는 낚시라는 소재가 주는 친밀성과 체감형 기기의 도입으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몇 년 간 실적부진에 시달려 온 한빛소프트는 `삼국지천`과 `그랑메르`의 성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과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시리즈 유통을 담당하면서 국내 PC방 문화의 토대를 구축해 온라인게임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1년 코스닥 시장에 등록하고 2003년에는 온라인게임 제작에 뛰어들었으나 이후 성공작을 생산해 내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자체 개발작품인 `탄트라`와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이어 블리자드 부사장 출신의 빌 로퍼(Bill Roper)의 플래그십 스튜디오가 개발한 `헬게이트:런던` 마저 실패하면서 한빛소프트는 2008년 7월 댄스게임 `오디션`의 개발사인 티쓰리엔터테인먼트(T3)에 인수됐다.
2006년과 2007년 각각 매출액 683억과 629억에 영업손실 27억과 72억을 기록한 한빛소프트는 T3 인수 이후인 2008년 3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2009년 연간기준으로 흑자가 10억원에 불과한데다 지난해 3분기 다시 25억원이라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한빛소프트의 부진은 게임업계의 양극화 경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9년 이후 넥슨과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등 소위 대형 게임사들이 잇따라 중소 개발사를 인수ㆍ합병(M&A)하면서 기존 게임들의 독주는 계속되는 반면 중소형사의 게임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중견게임사인 한빛소프트가 자체 개발 게임을 잇따라 서비스하면서 과연 대형사 위주로 공고화된 게임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삼국지천`과 `그랑메르` 두 제품 모두 회사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성공을 거둬야 하는 제품들"이라며 "멋진 첫 출발을 통해 차기 라인업으로 예정된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 `FCM`까지 좋은 성적을 기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