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동통신사도 대부분 롱텀에벌루션(LTE)으로 진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사업자의 네트워크 진화 정도, 시장 수요 등 처한 상황에 따라 채택 시기는 다르다.
CDMA 사업자는 네트워크 진화가 중단돼 WCDMA 계열의 HSPA와 경쟁할 수 있는 LTE를 조기 도입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WCDMA 사업자 중 에릭슨 등 장비 업체의 영향력이 큰 북유럽 사업자는 LTE 조기 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기존 보유 주파수에서 HSPA+로 우선 진화한 후에 LTE에 대해서는 장비 및 단말기 생태계 구성, 신규 주파수 확보 상황에 맞춰 점진적으로 진화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LTE에 대한 성능 시험과 시범 서비스는 추진 중이다.
실제로 주요 CDMA 사업자인 미국 버라이즌과 국내 LG유플러스는 LTE 조기 진화를 추진 중이지만, 일본 KDDI는 당초 LTE 조기 도입에서 최근 신중한 도입으로 계획을 바꾼 상황이다.
특히 WCDMA와 LTE를 선도하는 유럽은 2G 및 3G 이동통신의 비중이 아직 높고 LTE용 주파수의 충분한 확보가 지연되고 있어 LTE는 일부 데이터 밀집지역에서만 구축하고 WCDMA나 HSPA+를 상당 기간 주력망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매출이 트래픽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LTE 투자 시 투자 대비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또 와이파이 등의 우회망을 통해 증가하는 트래픽을 소화하면서 3G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비용을 최대한 회수하겠다는 전략이다.
WCDMA도 HSPA+에서 진화가 멈춘다는 점에서 통신사들이 궁극적으로 4G로의 진화를 선택하는 것은 필연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통신사가 처한 다양한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 같은 상황은 세계 4G 시장 선도를 천명한 우리나라에 좋은 기회가 된다. 4G 조기 상용화를 통해 통신산업의 글로벌화는 물론이고 다양한 전후방 산업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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