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한 방송사에서 방영한 ‘아프리카의 눈물’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왔다. 어린 아기를 목욕시키는 장면에서 깨끗한 물이 없어 지저분한 약간의 물로 가끔씩 씻길 수밖에 없는 비참한 상황을 보면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심정이 투영된 듯하다. 지금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만 이러한 심각한 수준의 물 부족을 겪고 있지만, 지구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우리도 이와 같은 상황을 언제 겪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지구 온난화 문제를 생존 문제로 인식하고 관련 산업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아프리카의 눈물’로 돌아와서 그들에게는 그런 어려움도 있지만, 반대로 이면에 감추어진 막대한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덜 개발된 넓은 영토, 엄청난 천연 자원, 태양광·풍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의 보고인 아프리카는 어느 면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자본, 기술을 결합해서 좋은 성공 사례(Green Neural Network)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린 뉴럴 네트워크는 이와 같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아프리카의 물 부족 및 전기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넓은 아프리카와 제휴해 새로운 사업과 천연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구상이다. 세계 1위 수준의 기술과 경험을 갖춘 해수 담수화 플랜트 분야, 세계 1위 수준의 반도체 기술을 이용한 태양광 및 태양열 발전 시스템, 수자원 통합 관리 및 유지를 위한 스마트 워터 그리드 시스템, 전기자동차 및 가정용 전지공장, 풍력 발전을 이용한 식물 온실 등 관련 산업을 묶어서 국가 단위로 패키지로 수출을 추진하는 것이다.
먼저 아프리카의 해안 지대를 중심으로 해수 담수화 플랜트를 건설한다. 이 플랜트에서 생산된 식수 및 생활 용수는 파이프를 타고 좀 더 내륙 지방까지 깨끗한 물을 공급하도록 한다. 이 물의 관리는 스마트 워터 그리드 개념을 이용하여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다음으로 내륙 지방에서는 이 물을 이용하여 식물 온실을 건설하고, 장기적으로 사막 같은 땅에서도 많은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하여 인공 오아시스 도시를 건설한다. 또 내륙의 뜨거운 태양광과 태양열을 이용하는 발전소를 함께 건립, 그곳에서 생산되는 전기 에너지를 이용해 투자한 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 또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대규모 전기자동차용 전지 공장 등을 건립함으로써 그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와 같이 조금씩 조금씩 태양광 발전소, 수자원 관리 시스템, 식물 온실, 전지공장 등을 내륙으로 확장해서 전 아프리카를 신경망처럼 전기·수자원·일자리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그린 뉴럴 네트워크 아이디어이다. 그 반대급부로 우리나라는 아프리카의 풍부한 천연 자원과 친구를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구상은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어느 작은 기업이나 사업 집단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정부 차원에서 기획을 한 후 많은 대기업이 함께 참여해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취지에 동감하고, 함께 노력한다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하며, 언젠가 이와 같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아프리카를 누비고 있을 날을 기대해 본다.
김광진 셈웨어 대표 ceo@cemwa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