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 MS 연맹, 효과 있을까

MWC 2011에서 기조연설하는 스티브 발머.
MWC 2011에서 기조연설하는 스티브 발머.

 노키아·마이크로소프트(MS) 연맹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을 넘어 애플을 압박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1’에서 노키아·MS 스마트폰 연맹이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했다. 지난 11일 노키아가 MS의 모바일 컴퓨팅 운용체계(OS)인 ‘윈도폰7’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만들겠다던 기세를 MWC 2011로 이어간 것이다. 노키아·MS는 모바일 OS를 3강 구도로 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MWC 기조연설자로 나서 “우리(노키아와 MS)는 에너지가 넘치고 낙관적 미래와 큰 기회를 가졌다”며 “노키아가 경이적인 ‘윈도’ 폰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

 발머는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를 기조연설 무대로 불러낸 뒤 ‘MS와 노키아의 제휴를 적절한 기업 간 제휴의 상징(대표사례)’으로 풀어냈다. 엘롭도 “MS ‘윈도폰’ 플랫폼을 쓴 스마트폰을 올해 안에 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엘롭은 특히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깨뜨리기 위한 노키아의 핵심 경쟁력은 플랫폼의 폭넓은 가격대와 대량생산 체제”라고 말한 데 이어 애플 ‘아이폰’을 가장 큰 경쟁자로 지목했다.

 증권시장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지난 11일 두 회사 제휴 소식에 노키아 주식가격이 9.8%나 하락했는데, 14일에도 하락세는 지속됐다. 이날 유럽증권시장에서 노키아 주식은 5.29% 떨어진 6.63유로에 거래됐다. 나스닥의 MS 주가도 0.07% 하락한 27.23달러를 기록했다. 애플 주가는 되레 0.65% 오른 359.18달러에 거래되는 등 노키아·MS 동맹에 거는 시장의 기대치가 낮았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윈도폰’을 장착한 제품이 출시되고, 사업 실적이 새로운 밑바닥을 발견할 때까지 12개월여 동안 (노키아 주식이) 빈사상태에 놓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1일에도 영국 런던 CCS인사이트의 시장분석가 벤 우드가 “노키아의 자체 플랫폼(심비안) 전략이 뒷걸음질하는 게 분명해졌다”며 “노키아·MS 제휴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 견줄 만한 실탄(silver bullets)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는 이 같은 우려에 “‘윈도폰’에 초점을 맞추더라도 ‘심비안’에 계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해 ‘윈도폰’ 제품의 실적에 따라 유연한 OS 선택 전략이 뒤따를 수 있음을 엿보게 했다.

 최근 MS는 지난해 4분기 ‘윈도폰7’ 소프트웨어 판매량이 200만개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윈도폰7’을 장착한 스마트폰 판매량이 200만대를 돌파한 셈이다. 제품은 LG전자·삼성전자·HTC가 만들었다. 앞으로 세 업체 스마트폰에 노키아 제품을 더해 ‘윈도폰’이 영토를 확장할지, 네 업체 간 물량 경쟁에 매몰될지 관전거리가 될 전망이다.

 한편 애플 ‘아이폰’은 지난해 4분기에만 162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됐다. 리서치인모션(RIM) ‘블랙베리’의 9~11월 판매량이 1420만대에 달했고,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장착한 스마트폰 월 평균 판매량도 900만대를 넘어선 상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