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가 대세다. 휴대폰·TV·자동차 등 유형의 제품부터 ‘스마트워크’ ‘스마트라이프’까지 곳곳에서 스마트 혁명을 이야기한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정보를 습득할 수 있고 네트워크로 사회적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시대다. 그런데 과연 사람들은 더 ‘스마트’해졌을까.
신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과 무분별한 사용이 얕고 가벼운 지식을 양산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심지어 인터넷이 우리의 뇌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검색된 내용을 빠르게 훑어보는 등 인터넷 사용과 관련된 뇌 신경회로는 강화된 반면 상대적으로 깊이 사고하고 분석하고 통찰하는 능력은 줄어 들었다는 것이다.
“나의 뇌는 굶주려 있었다. 뇌는 인터넷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되기를 바랐고, 더 많은 정보가 주어질수록 더 허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나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조차도 이메일을 확인하고, 링크를 클릭하고,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하고 싶어했다.”
이 책은 문자혁명부터 인쇄혁명, 인터넷혁명에 이르기까지 기술과 도구의 발전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특히 디지털 기기에 종속된 이후 인간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변하는지, 글을 쓰고 읽는 방식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등 디지털 기기와 정보기술의 폐해를 파헤친다.
문제 제기를 통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이 책에서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구글’로 대변되는 인터넷 검색엔진, 포털 미디어의 영향력에 관한 분석이다.
저자는 구글의 수익 창출 시스템과 사람들의 웹서핑 속도의 상관 관계를 꼬집으며 거대 미디어가 된 포털의 상업적 논리에 따라 우리의 사고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구글의 광고 시스템은 어떤 메시지가 우리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큰지 알아내고, 이 메시지를 우리 시야 안에 배치하도록 디자인돼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클릭해야 하는 환경에 내몰려 있다.”
니콜라스 카스 지음. 최지향 옮김. 청림출판 펴냄. 1만5000원.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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