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3대 의문 아직 안풀렸다

`6주(週) 시한부설(說)`에 휘말린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를 둘러싼 의문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의문은 시한부설이 불거진 후 공개된 사진 어디에서도 잡스 얼굴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타블로이드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러가 수척한 잡스 모습과 함께 "1월 이후 병가 상태인 잡스가 췌장암으로 6주밖에 못 살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다음날인 17일 잡스는 샌프란시스코 벤처기업가 존 도어 집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IT기업 CEO들 간 비공개 회동에 참석했고 백악관은 관련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하지만 스탠딩 파티 모습을 담은 첫 번째 사진은 잡스 머리 윗부분 일부를 겨우 보여줬을 뿐이고 두 번째 만찬 사진은 오바마 대통령 옆에 앉은 잡스 뒷모습만을 공개했다.

미국 대통령 행사 사진은 대통령과 주변 사람 얼굴을 정면으로 보여주는 것이 사실상 관례다. 이에 따라 잡스 뒷모습 사진에 어떤 `의도`가 담겼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또 만찬 사진에서 다른 참석자들이 눈높이까지 잔을 든 것과 달리 잡스는 앙상하게 마른 손으로 잔을 겨우 드는 듯한 모습을 보인 점은 시한부설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들었다.

또 다른 의문은 오바마 대통령과 IT 기업인 간 회동이 왜 비공개로 진행됐느냐 하는 점이다. 그동안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인이나 기업인 한두 명과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할 때 비공개로 진행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쟁쟁한 IT기업인 10여 명과 단체 회동하는 행사를 비공개로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백악관이 회동 전날에야 일정을 언론에 알렸고, 만찬 사진은 회동 후 하루가 지난 18일에야 공개한 점도 석연치 않다.

마지막으로 애플 측 태도도 이해하기 어렵다. 시한부설이 제시된 이후 17~18일 이틀 동안 주가가 무려 3.46%나 하락했다.

갑작스러운 급락으로 불안에 휩싸인 주주들은 애플에 시한부설 진위 여부를 밝히라고 아우성이었지만 애플은 아무런 설명이나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3일 열리는 애플 주주총회에 잡스가 참석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총에서 잡스가 건강한 모습을 과시한다면 시한부설은 한 차례 해프닝으로 끝나지만 만일 주총에 불참한다면 시한부설은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매일경제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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