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도코모가 오는 6월부터 가입자인증모듈(SIM) 카드의 잠금장치(록)를 해제한 단말기를 대거 출시하기로 했다. 당초 예정보다 두달 가량 늦춰진 것이지만, 일본 3대 이동통신 사업자 가운데는 처음이다. 이를 통해 1년 가까이 순증 가입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프트뱅크의 아이폰 독점 구도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NTT도코모는 타사 이동통신망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SIM 카드 잠금장치를 해제한 단말기 20종을 오는 6월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가입자들은 NTT도코모의 대리점에 SIM 카드 록 제거를 신청하면 타사 네트워크에서도 동일한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NTT도코모는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2년 약정 가입자와 최근 신규 가입자들은 잔여 단말기 가격을 모두 납부토록 했다. 또한 가입자들은 NTT도코모와 동일한 통신 방식의 WCDMA 사업자인 소프트뱅크에 한해 이동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소프트뱅크로 옮기는 경우 아이모드 등 NTT도코모의 차별화된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6월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위해 올 회계연도까지 자국 내 사업자들에게 SIM 카드를 해제할 것을 밝혔다. 1위 사업자인 NTT도코모가 이 같은 규제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면서 소프트뱅크 등 후발 경쟁사들에게도 동참토록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아이폰의 SIM카드 잠금장치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올해 소프트뱅크가 SIM카드 록을 제거하더라도 1~2종의 모델에 시험 적용하는 시늉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NTT도코모는 6월부터 선보이는 SIM카드 잠금장치 해제 모델 가운데 절반이 스마트폰 기종이라고 밝혔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