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신동` 정성하 군(15) 아버지는 2006년 지인 권유로 정군 연주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자신보다 큰 기타를 현란하게 연주하는 정군 동영상은 1억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그는 단번에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했다. 정군은 2009년 독일 태국 미국 등 글로벌 연주 투어를 진행했으며 2010년에는 음반을 발매했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협연 또는 독주 콘서트를 열고 있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가 한국어 서비스 3주년을 맞았다.
설립 2년 만에 국내 최대 동영상 서비스 자리를 꿰찬 유튜브는 정치, 사회, 문화 등 각종 소식을 다른 어떤 서비스보다도 가장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국내 인터넷 사용자 생활에 `동영상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유튜브가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5년.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구글에 16억5000만달러에 인수돼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유튜브 전체 동영상 재생 횟수가 7000억회에 달했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동영상 분량도 지난해 말 1300만시간을 돌파했다. 미국 3대 방송사가 60년간 방송한 것보다 많은 양이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지난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1에서 "매일 유튜브에 하루 35시간 분량 정도 동양상이 업로드된다"고 말했다.
2008년 1월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국내에서도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7월 다음 동영상 서비스인 `tv팟`을 방문자와 트래픽에서 모두 뛰어넘었다.
전 세계 `동영상 놀이터`인 유튜브는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와 기업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전 세계에 자신을 알릴 수 있게 했다.
정성하 군 외에도 기타리스트 김용운, 피아니스트 황윤하 등이 오로지 유튜브만을 이용해 아마추어에서 프로 연주가가 됐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유튜브는 훌륭한 마케팅 수단이 됐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에서 K팝 열풍이 일어난 뒤에는 유튜브가 있다고 분석했다.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가 지난해 8월 일본에서 첫 공연을 할 때부터 티켓 매진을 기록한 것도 유튜브를 통해 미리 일본 네티즌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녀시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일본에 진출하기 전에 소녀시대 히트곡을 유튜브로 전 세계에 유통시켰다. 이 중 `지` `오!`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는 현재 각각 3500만회와 3000만회를 넘어섰다. 외국에서 동영상을 조회한 비율이 95%나 된다.
유튜브가 글로벌 문화를 우리나라로 끌어들이는 것을 넘어 `한류`를 불러일으키는 첨병이 되고 있는 셈이다.
안수욱 SM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유튜브를 통해 한국 뮤지션들이 예전에 비해 훨씬 쉽고 효율적으로 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동영상으로 생생하게 주요 이슈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 국내에서 지하철에 탄 20대 여성이 애완견 배설물을 치우지 않아 지탄받은 `개똥녀` 사건, 10대 소녀가 할머니와 몸싸움을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 `지하철 패륜녀` 사건도 유튜브에 일반인이 찍은 동영상이 올라와 시작됐다.
최근 이집트 시위ㆍ혁명 과정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진 것처럼 국내에서도 기존 미디어에서는 관심을 끌지 못한 각종 시위나 토론회, 강연회 내용이 끊임없이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촬영한 동영상이 무차별적으로 유튜브를 통해 퍼지는 사례가 있어 인권 침해, 신상정보 유출 등에 대한 염려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유튜브는 인터넷 동영상을 확실한 엔터테인먼트 수단으로 자리 잡게 했다. 아마추어나 인터넷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동영상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방송, 음악 등 기존 콘텐츠 사업자들이 만든 고품질 동영상 유통 플랫폼이 됐다. 규글코리아도 100여 개 콘텐츠 파트너사들과 제휴해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배영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유튜브는 국내에서도 동영상이라는 형태로 된 정보를 대량으로 유통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며 "개인이나 기업이 전 세계에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최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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