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떠난 지 벌써 3년이 흘렀습니다. 오늘 지구촌에는 형이 생전에 신명을 바쳤던 정보통신혁명으로 가능해진 천지개벽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SNS를 타고 아프리카 중동에도 ‘쟈스민혁명’이란 민주주의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지요. 이미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 아프리카를 거쳐 예멘, 바레인, 이란 등 중동아시아로 번지고 있습니다. 세계는 몇 년 째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진·혹한·혹서·홍수·가뭄 등 자연재해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혼란스럽고 어려울수록 형의 빈자리가 더 넓어 보입니다.
형이 이룩한 대한민국 정보통신의 발전에 전 세계가 놀라고, 부러워하고, 배우려합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벗어나며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높아진 위상도 형이 쌓은 치적을 바탕으로 가능했습니다. 작년 IT수출은 전년대비 28%가량 늘어난 1540억 달러를 돌파해 우리나라 총 수출의 33%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수입은 620억 달러에 불과해 무역수지 782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3년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 치킨게임의 승자가 됐고,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등은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제 세계가 인정하는 앞선 IT기술을 활용하여 자동차·조선·의료·국방·에너지 등 타 산업의 경쟁력도 세계 선두권이 됐습니다. 반면 정치인의 이해나 역할은 미약했고 이것이 형이 우리를 떠난 이유가 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작년 들어 스마트혁명에 대한 대비가 늦어 긴장했지만 짧은 시간에 자신감을 찾게 됐습니다. 2011년의 화두는 자연스럽게 ‘스마트’가 됐고, ‘스마트 대한민국’ 건설이 국가전략이 됐습니다. 금년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2000만 가입자를 비롯해 스마트패드 사용자도 폭발적으로 늘어 본격적인 스마트 시대가 열립니다.
이 시점에 형이 계셨다면 어떤 고민을 할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지난 3년간 형이 했던 일을 여럿이 나누어 맡았고 융합이란 개념에선 괄목할 성과도 냈습니다. SNS라는 정보통신혁명으로 수 천 년의 종교 갈등이 민주화를 통해 근본적으로 완화됨에서 보았듯이 정보통신은 인류의 다른 문제들도 해결할 능력이 있고 사명도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크게는 자연재해, 질병, 자원부족, 저 출산, 고령화 등도 정보통신에서 다루어야 할 중요 과제입니다. 좁게는 정보통신이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 엄청난 기여를 했다면 이제는 이로 인한 부작용이나 문제들에 대해 답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최빈국에서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 됐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정보화 선진국이 됐지만 국민들이 생각하는 행복지수는 꼴찌 반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혹시 정보통신의 찬란한 성과가 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 격차를 심화시켜 행복지수를 낮추는 주범이 아닌지 생각해야 봐야 합니다. 사이버세상에서의 과도한 몰입과 자유가 우리의 행복을 갉아 먹지는 않는지 살펴야 합니다.
이제 형과 형의 리더십의 부활을 간절히 기대합니다. 인류와 나라를 위해 ‘스마트 대한민국’의 비전을 다시 세우고 열정을 불태워야 할 과제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이 돈 버는 일에 더 신나게 만들고 국민이 행복해지는 정보통신 정책을 마련해 우리 국민들이 경제력에 걸 맞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때가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김영주 광주광역정보센터 대표이사 yjkim50@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