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최근의 유가급등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미국 경제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1일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미리 준비한 서면증언을 통해 "최근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은 기껏해야 일시적이고 비교적 완만한 소비자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유가상승이 지속되면 성장세를 약화시키고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의 유가상승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정 불안으로 야기된 현상임을 지적하면서 "연준 이사회 멤버의 대다수는 현재의 상황이 고삐풀린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미국 경제가 스스로의 힘으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고용증가 속도는 여전히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현재 9%에 달하는 실업률이 단기간에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 몇 분기에 걸쳐 고용시장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가질만한 몇가지 근거가 있다"고 말해 고용사정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하면서 "지속적으로 고용창출이 이뤄질 때까지는 진정한 경기회복세가 다져졌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기하강 리스크가 줄어들었다고 말하고 특히 저성장과 함께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의 위험성은 무시해도 될 정도가 됐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이 디플레이션의 위험성이 매우 낮아졌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버냉키 의장은 일부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6천억달러 규모의 장기물 국채를 매입하는 2차 양적완화 계획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과 관련, "석유와 함께 여타 상품가격의 상승과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해 소비지출이 억제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경기부양을 위해 시행중인 국채매입 계획은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