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1 이동통신사업자 버라이즌와이어리스가 올 여름께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요금체계를 종량제로 바꾼다.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여러 스마트폰의 데이터 서비스 요금제를 종량제로 바꾸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아이폰’ 고객으로부터 월 30달러를 받고 ‘무제한 인터넷 서핑 서비스’를 제공하던 요금제를 바꾸기로 했다. 무선 인터넷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요금을 차별화할 계획이다.
프랜 샤모 버라이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마도 한여름께 새로운 요금제(종량제)를 적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버라이즌 고객이 잠재적으로 (데이터 서비스 요금으로 매월) 30~50달러 정도를 쓸 것으로 본다”며 “소비자의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적절한 가입점(요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라이즌의 요금체계 전환은 스마트폰 이용 증가에 따른 통신망 부하 부담을 줄이고, 요금 계층화를 이용해 고객 저변을 넓히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뜻으로 보인다. 현지 투자자들도 버라이즌의 사용량에 따른 계층별 요금제 차별화를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용자를 세분화함으로써 설비 투자·유지 부담을 줄여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게 매력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이날 뉴욕 증권거래시장에서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의 주식가격은 90센트(2.44%)가 하락한 36.02달러에 마감됐다. 경쟁업체인 AT&T의 주식도 9센트(0.32%)가 떨어진 28.29달러를 기록했다. 두 사업자에게 ‘아이폰’을 공급하는 애플의 주식도 3달러90센트(1.10%)가 하락한 349.31달러로 내려앉았다.
미 제2 이동통신사업자 AT&T는 지난해 6월부터 월 30달러짜리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요금제를 없앴다. 이후 데이터 사용량을 15달러에 200메가바이트(MB), 25달러(약 2만8000원)에 2기가바이트(GB)로 제한했다. 2GB 이상을 쓰는 소비자에게는 초과 용량 1GB마다 요금을 10달러씩 더 내게 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