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주파수 전쟁이 시작됐다. 2.1㎓ 대역 잔여분 20㎒폭에 대한 경매 공고가 이르면 이달 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자 간 주파수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사상 첫 주파수 경매라는 의미조차 희석된 상황이다. 2.1㎓ 대역은 최근 무선 데이터 트래픽 수요 급증과 향후 통신시장 주도권 다툼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당연히 사업자 간 경쟁도 치열하고 이를 준비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생각도 복잡하다. 2.1㎓ 주파수 경매의 해법찾기를 3회에 걸쳐 점검한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다양한 단말기로 데이터 용량을 나눠쓰는 OPMD(One Person Multi Device) 서비스를 무제한 요금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SKT가 사업자 스스로 고객 서비스를 줄였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OPMD 약관을 변경한 것은 늘어나는 무선 데이터 사용량이 망 운용에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T의 3G망을 통한 무선데이터 트래픽은 지난 1년 사이 20배나 증가했다.
사정은 다른 사업자도 마찬가지다. KT는 SKT와 비교해 3G 가입자 수는 엇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주파수 보유량은 적다. KT도 지난 1년 사이 3G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10배가량 증가했다. 3G 주파수 추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더 심각하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로밍에 유리한 2.1㎓ 대역 주파수가 아예 없어 서비스 측면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지녔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는 지금까지 외산 스마트폰을 단 한 종도 내놓지 못했다.
이들 모두 주파수 대역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늘어나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다.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패드까지 확산되면서 무선 데이터 트래픽 사용량 급증으로 주파수 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일각에서는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감안해 요금차등 적용 등 데이터 사용 절감을 유도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미 ‘무제한’이라는 편리함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에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새로운 주파수의 필요성은 비단 트래픽 급증에 대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2.1㎓는 현재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역이어서 단말기 수급과 글로벌 로밍에 유리하다. 과거 2G 환경에서 저대역의 800㎒가 황금주파수로 불렸다면 3G에서는 2.1㎓ 대역의 인기가 높다.
따라서 해당 주파수가 없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3G를 포함한 이후 이통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미 주파수를 보유한 사업자 역시 고객 확대, 서비스 개선을 위해 추가 확보를 노릴 수 밖에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할 정도로 무선 트래픽이 급증하고 새로운 시장 경쟁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주파수 추가 확보뿐”이라고 강조했다. 주파수 확보 여부에 따라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만큼 총력전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용어설명/2.1㎓ 주파수 경매
지난 2000년 통신 3사가 총 대역폭 120㎒를 40㎒씩 나눠 할당받았다. 이후 2006년 동기식 3G서비스를 준비하던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이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주파수를 반납했다. 이 가운데 20㎒는 지난해 SKT가 심사할당 방식으로 가져갔고 나머지 20㎒는 사상 첫 경매 방식으로 상반기 중 주인을 정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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