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만, 태양광에서도 `맞짱`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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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대만 전자업체들이 반도체·디스플레이에 이어 태양광 산업에서도 격돌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대만 AUO와 TSMC, UMC 등 전자업체들은 태양광 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은 최근 삼성정밀화학이 미국 MEMC와 손잡고 2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들기로 함에 따라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하는 태양광 수직계열화에 바짝 다가섰다.

 잉곳·웨이퍼를 담당하는 삼성코닝정밀소재를 제외하고는 전 영역에서 실제로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이 때문에 130㎿급 결정형 태양전지 양산라인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태양광 사업 투자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도 올해 태양전지 및 모듈 생산규모를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330㎿까지 확대하고 하반기부터 세계 최고 수준인 260W 모듈을 양산하기로 했다. LG 역시 LG전자를 중심으로 한 태양광 수직계열화에 폴리실리콘만을 남겨둔 상태다. 특히 LG실트론이 올해 웨이퍼 공장을 400㎿로 늘리기로 하는 등 LG그룹 태양광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대만 전자업체들은 국내 기업들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지난 1월 11일 독일 센트로솔라와 5년간 태양광 모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TSMC의 태양전지를 센트로솔라가 연간 100㎿씩 모듈로 만들기로 했다.

 TSMC는 지난 2009년 12월 대만 최대이자 세계 5위 태양전지 업체인 모텍 지분 20%를 1억93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단독 최대주주가 됐다. 모텍은 대만 AE폴리실리콘에 투자를 하고 있어 TSMC도 폴리실리콘과 태양전지, 모듈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대만 최대 LCD업체인 AUO는 지난해 12월 미국 선파워와 합작사인 AUO선파워를 통해 2013년까지 말레이시아에 1400㎿급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건설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AUO는 이 공장에서 효율 22.2%에 달하는 초고효율 태양전지를 생산할 예정이다.

 AUO 역시 2009년 6월 일본 폴리실리콘 업체 M.Setek에 1억25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AUO는 올해 1월 자회사 ACC를 설립하고 300㎿급 웨이퍼 공장을 건설해 오는 4분기부터 생산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바 있어 수직계열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TSMC의 최대 라이벌인 대만 UMC도 2009년 8월 4500만달러를 투자해 태양광과 LED 사업을 전담하는 ‘UMC 뉴인베스트먼트 코포레이션’을 설립하면서 태양광 사업에 본격 합류했다. UMC 자회사인 네오솔라파워는 지난해 8월 대만 남부 타이난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인 3400㎿급 태양전지 생산공장 건설에 들어갔으며, 또 다른 자회사 톱셀 역시 3분기 말까지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800㎿까지 늘리기로 했다.

 특히 양국 전자업체들은 박막 태양전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차세대 박막 시장을 놓고 시장 쟁탈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비정질(아몰포스)과 CIGS 박막 태양전지 연구개발(R&D)를 진행하고 있고 LG이노텍이 CIGS를 개발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TSMC가 지난해 박막 태양전지 생산공장에 2억18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TSMC는 앞서 지난해 6월 CIGSS(구리·인듐·갈륨·황·셀레늄)를 생산하는 미국 스티온 지분 21%를 5000만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이밖에 AUO가 2009년 비정질 박막 태양전지 사업을 한다고 발표했다.

 양성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다 보니 관련 업체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이들 업체들이 태양전지와 유사한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사업진출이 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