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 개념 재정립” 정치권도 공감?

 통신업계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이어 정치권도 가계통신비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아날로그 중심의 전통적인 통신비 개념이 스마트시대에 맞게 현실화될 전망이다.

 본지 3월 2일자 3면, 4면 참조

 이와 함께 MVNO, 제4이통사 등 통신경쟁 구도 마련에 방통위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또 정치권에서는 IT 강국 재도약을 위해서는 지엽적 사안을 넘어서는 큰 그림이 필요하고, 기술직의 배려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가계통신비 개념 재정립=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통신요금과 관련된 자신의 지론을 공개 표명해 주목을 끌었다. 최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20% 통신비 인하를 이야기했는데 이는 통화료 중심의 통신요금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휴대폰에 내장돼 있는 여러 기능이 홈쇼핑, 교육 문제 등 만물상 기능을 하고 새로운 기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복합문화기기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가계통신비를) 단순 통화로만 생각하면 비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만, 꼬마에서 어른까지 다 하는 것이고 시간도 길어졌기 때문에 통신요금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통계청에도 다시 검토해 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용경 의원도 “통계청에서 산정하는 가계통신비는 아날로그식으로 생각하는 통신비이므로 통계청과 잘 협의해서 시대에 맞는 통신비를 정의했으면 좋겠다”며 “특히 단말기 비용이 통신 비용으로 잘못 계산되고 있는데, 이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보통신 큰 그림 그려야=이날 업무보고 질의에서 여야 의원은 정보통신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방통위가 그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종원 의원은 “방통위는 방송통신 진흥과 규제를 담당하는 자리”라며 “통신대국 위상 정립을 위한 큰 그림과 육성 계획을 세워야지 통신요금 인하와 종편 살리기가 2기 방통위원장의 목표라니 실망스럽다”고 질타했다.

 이용경 의원은 “(IT강국을 위해서는) 방통위 고위직에 기술직이 꼭 필요한데 2기 상임위원에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지적에 공감한다. 당초 상임위원 구성 시 방송과 통신 전문가로 나눠 구성한다는 전제가 있었다”며 “2기 추천에서 민주당은 방송관계 전문가 두 분을 추천했는데 우리는 꼭 방송과 통신전문가를 각각 한명씩 추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방통위가 위원회 조직이기 때문에 업무의 비효율성이 거듭 제기되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무총장제를 빨리 도입해야 한다”며 “2기 방통위원장으로써 이 부분에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또 김성동 의원은 최근 사이버테러 등과 관련해 “전자 정보통신 안보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도 이날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은 제4이통사와 MVNO 도입 등을 통한 통신경쟁구도 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최 위원장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답변했다.

 ◇“연임 포기하라”=이날 업무보고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최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최종원 의원은 “언론 장악 및 방송통제에 비판이 높다. 100점 만점에 30점,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장선 의원은 “악역을 맡은 역할과 뒤처리 역할은 다른 사람이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위원장이 연임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밝히고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한선교 의원은 “오늘은 업무보고 자리로 인사청문회는 따로 준비돼 있다”며 “오늘은 IT강국을 위해 위원장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 지를 들어보자”고 조율에 나섰다.

, 이호준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