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사이트인 페이스북이 중국의 유명 블로거이자 언론인 마이클 앤티가 실명 대신 필명으로 가입했다는 이유로 그의 계정을 폐쇄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실명이 `자오 징`인 앤티는 페이스북이 지난 1월 이용자들은 반드시 실명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실망감과 함께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반발하고 있다.
그는 10년 이상 각종 칼럼과 에세이 등에 마이클 앤티라는 이름을 써왔으며 심지어 중국인 친구들까지도 자신을 앤티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앤티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모욕적이다. 나의 학문적이고 언론인으로서의 작업이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의 강아지보다도 실재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면서 "해외에 거주하는 1천명 이상과 연락이 끊어졌다...이것은 내 생활의 일부였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는 최근 애완견의 페이스북 홈페이지를 개설해 화제가 됐었다.
그는 특히 "이번 일이 2005년 마이크로소프트가 내 블로그를 폐쇄한 것을 연상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앤티의 블로그를 폐쇄했으며, 이 사건은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앤티는 페이스북과 빚어진 이번 사건이 정치적인 이유에 따른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은 어리석음과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앤티는 중국 작가들 사이에서는 필명을 갖는 것이 오래된 전통이라고 설명한 뒤 이 뿐아니라 중국인들은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때 영어식 이름을 하나씩 정하고 있으며, 이후 외국인을 대할 때 이 이름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이름은 `가명`이 아니며, 영어를 사용하는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직업과 관련된 이름"이라면서 "페이스북이 중국에서 실명사용 정책을 고집한다면 최소한 절반 이상의 계정을 폐쇄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앤티는 페이스북에 영어식 이름으로 돼 있는 하버드대학 연구원 수료증명서를 보냈으나 페이스북은 정부 공식증명서에 나와있는 이름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앤티는 페이스북에 실명을 사용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도 불구, 자신에게만 이 문제가 불거진 것은 누군가가 자신을 페이스북에 신고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가명사용 등 이용약관을 준수하지 않은 이용자들에 대한 신고가 들어올 경우 이를 조사해 계정 폐쇄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이 페이스북이 현재 서비스가 차단돼 있는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CEO 저커버그는 지난해 말 중국을 방문했으며 지난해 초 한 컨퍼런스에서 "10억명(중국 지칭)을 남겨놓고 전세계를 연결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