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U+ "방빼" SKT "못빼"…이통사간 주파수 줄다리기

`방을 먼저 빼줘야 집 수리하고 준비한 뒤 이사할 것 아니냐.` `우리도 집 정리에 시간이 걸린다. 계약된 기간까지 기다려라.`

7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동시에 현재보다 5배 이상 속도가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기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벌써부터 두 회사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텔레콤에서 800㎒ 주파수를 넘겨받아 LTE 서비스를 해야 하는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에 시험용 주파수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당초 방통위 주파수 할당 계획에는 SK텔레콤이 6월 말까지 800㎒ 대역을 사용하고 7월 일부를 LG유플러스에 넘기기로 돼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LTE 상용화 시점을 7월로 결정하면서 두 회사 간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LG유플러스는 7월에 상용서비스하려면 적어도 4월에는 SK텔레콤에서 주파수를 받아 시험용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800㎒ 대역)에 살고 있던 주인(SK텔레콤)이 짐을 빼줘야 새로 이사갈 사람(LG유플러스)이 이사 준비(LTE 시험)를 할 수 있다는 논리다.

SK텔레콤에도 미리 집을 빼주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에 넘겨줘야 하는 800㎒ 주파수에는 아직 2만6000여 명의 가입자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들에게 새 휴대폰을 주는 등 보상하거나 기존 단말기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 설정을 바꿔주기로 방침을 정하고 가입자들에게 이를 홍보하고 있다.

2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두 이전시키려면 6월 말까지 주파수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갈등은 같은 시기 LTE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두 회사 간 LTE 서비스 전초전이라는 평가다.

SK텔레콤이 계속 시험용 주파수를 주지 않는다면 LG유플러스의 7월 LTE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방통위 관계자는 "하반기 국내에서 순조롭게 LTE 서비스가 시작될 수 있도록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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