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으로 일본 의존도가 낮은 중국 수출 IT 소재 부품주가 증시에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16일 증권사들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추가 폭발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수출경합주, 대중국 수출 원료·부품주를 향후 투자 우선 대상으로 꼽았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진 피해가 전력문제로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의 수혜 여부를 가리기가 어려워졌다”면서도 “일본 수입의존도가 낮은 원료·부품주는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OCI머티리얼즈, 후성, 에코프로 등 IT 소재 업체를 예로 들며 “일본 수입비중이 거의 제로이면서도 일본기업과 경쟁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수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 관련주도 향후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일본·한국·대만에서 원료, 부품을 수입한 후 가공단계를 거쳐 선진시장으로 수출하는 중국의 산업 특성상 일본으로부터 원료·부품의 유입이 차단될 경우 대체시장인 우리나라와 대만으로 눈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대만과 중국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분업구조가 대지진 여파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의 무역에서 가공무역이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일본으로부터 수입 비중이 12.7%에 이른다. 이는 3국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김경환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동북아 분업구조에 차질을 빚으면서 중국기업의 한국산 부품과 원료 조달에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와 대만 기업의 전기기계, 가전, 반도체 통신설비, 디지털 광학제품 및 관련 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이 활기를 띨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상승세를 타는 반도체·LCD 등 국내업체의 주가 상승이 부담스럽다며 일본과의 수출 경합주 가운데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단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일본과 경합하는 분야에서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의 수혜를 볼 수 있지만 이들 업종의 경우 웨이퍼·글라스·장비 등 핵심재료와 장비를 대부분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일본 기업의 생산차질에 따른 수혜가 피해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팀장은 “한일 간의 산업관계를 분석하면 분석할수록 일본 기업의 조업차질에 따른 중장기적인 수혜업종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이비덴은 반도체에 탑재되는 플립칩 BGA 기판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70%를 차지한다. 캐논과 니콘은 LCD 설비에 필수적인 노광장비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차질로 생산이 어려워질 경우 반도체나 LCD 업체의 생산과 설비투자가 중단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일본과 한국의 대중국 수출 경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