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플레이북`이 RIM 옛 명성 되살릴까

블랙베리 플레이북
블랙베리 플레이북

“옛날 옛날에 ‘블랙베리’는 왕이었다. 그런데 ‘아이폰’이 나타났고, 뒤이어 ‘안드로이드’가 등장했다. ‘블랙베리’가 왕좌를 완전히 내준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씩 힘을 잃었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가 곧 스마트폰 시장의 권좌를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 내줄 처지로 몰릴 것으로 못 박았다.

 ‘블랙베리’는 여전히 기업용 이동통신시장을 지배할 뿐만 아니라 RIM의 이익 성장률과 판매 수익도 높은 상태다. 하지만 소비자의 눈길은 이미 애플과 구글 제품으로 돌아섰기에 RIM의 미래 가치가 퇴색한 것이다.

 RIM은 옛 영화를 되살릴 무기로 ‘블랙베리 플레이북’을 준비했다. ‘블랙베리 플레이북’은 RIM의 첫 스마트패드(태블릿PC)로 수주일 안에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애플 ‘아이패드’를 직접 겨냥했다.

 ‘블랙베리 플레이북’은 원자력발전소, 의료기계, 시스코시스템스의 코어 인터넷 라우터 등에 쓸 정도로 산업적 측면에 강점을 보이는 운용체계(OS)인 ‘QNX’를 채택한 게 특징이다. 역시 기업시장에서 강점을 지닌 스마트폰인 ‘블랙베리’와 연계해 업무에 이용할 수 있는 데다 다중작업(멀티태스킹), 고선명(HD) 비디오·TV 시청, 프레젠테이션 편집 등 여러 편의 기능까지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시장분석가·개발자들도 RIM을 향한 끈을 완전히 놓지 않은 상태다. ‘블랙베리 플레이북’의 반격을 기대하며 투자 기회와 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가능성을 엿보기 시작했다.

 RIM은 ‘블랙베리’와 ‘블랙베리 엔터프라이즈 서버’ 등 여러 관련 서비스를 묶어 휴대폰으로 주고받는 데이터를 암호화해 관리했다. ‘블랙베리’용으로 마련한 대용량 데이터 센터를 직접 운영하며, 기업 고객의 영업비밀 누출을 막아주는 체계를 제공했다. 이에 힘입어 ‘블랙베리’는 1999년에 시장에 나오자마자 화이트-컬러 노동자와 정치인의 휴대폰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쓰는 스마트폰이어서 ‘오마마폰’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RIM의 새 야심작 ‘블랙베리 플레이북’이 ‘블랙베리’와 연계한 상승효과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시선이 모였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