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가입자의 번호이동 건수가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7년여 만에 5000만건을 돌파했다. 현재 휴대폰 가입자가 5000만명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가입자당 한 번꼴로 번호이동을 경험한 셈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번호이동 건수는 최근 5000만건을 넘어서 이달 9일 현재 5112만2420건으로 집계됐다.
번호이동제도는 지난 2004년 011·016·019 등 식별번호의 브랜드화를 방지하고 사업자 간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시행 첫해 290만여명이 번호이동제도를 이용해 사업자를 갈아탔다. 이후 번호이동 건수는 2005년 500만건, 2006년 700만건, 2007년 800만건을 각각 웃돌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번호이동은 2007년 정점을 찍은 후 2년 연속 감소하기도 했으나 지난해 다시 역대 최고치인 887만여건을 기록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스마트폰 열풍 속에 KT와 SK텔레콤이 각각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S’를 독점 출시하는 등 사업자별로 전략 단말기가 엇갈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서도 2월 말까지 164만여건의 번호이동이 일어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16일부터 아이폰4가 SK텔레콤을 통해 판매되는 데 이어 갤럭시S의 후속모델도 상반기 통신 3사에서 모두 출시될 예정이어서 사업자별 단말기 차별화 요인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이후에는 차세대 서비스 롱텀에벌루션(LTE)과 2.1㎓ 대역 주파수 추가 할당을 통한 네트워크 품질 개선이 새로운 변수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7월부터 기존 3G 서비스 대비 5~7배 빠른 LTE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파급효과가 주목된다.
경매 방식으로 치러질 주파수 할당도 변수다. 그간 2.1㎓ 대역 3G서비스가 없었던 LG유플러스는 유심(USIM) 교체를 통한 번호이동이 불가능했다. LG유플러스가 2.1㎓ 주파수를 할당받고, 향후 통신 3사가 이 대역에서 동일한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3사 가입자 상호 간에 단말기 교체 없는 번호이동이 가능해진다.
반대로 SK텔레콤이나 KT가 추가 주파수를 확보한다면 최근 불거진 데이터트래픽 문제를 해소, 보다 개선된 품질을 앞세워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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