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공급 차질, 美업계에도 불똥

일본이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방사능 공포에 휘말리면서 일정을 정확히 지키기로 유명한 일본 기업들이 조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제조업체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글로벌 기업들도 덩달아 손을 놓은 채 부품 공급이 이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본 제조업체 상당수가 지진이나 쓰나미 피해를 입은데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 수습도 언제 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정상적으로 가동하기가 힘든 상태라고 17일 보도했다.

해외 협력업체들도 일본 상황이 정확히 어떤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 부품 공급이 재개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기 어렵다.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이 피해를 보면서 반사이익을 보게된 제너럴 모터스(GM) 조차도 이번 일본 대지진 때문에 한동한 막연히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GM은 일본 도요타사의 인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와 경쟁할 신제품 전기자동차 볼트를 최근 내놓았지만 이 제품의 트랜스미션은 일본 부품에 의존하고 있어 일본 공장이 멈춰서면 함께 작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

GM의 마크 레우스 북미법인장은 16일 기자들에게 "일본에서 큰 일들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일본 부품에 계속 의존할 수 있을지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쿄에서도 각국 주재원들에게 방사능 누출을 피해 철수하라는 명령이 떨어져 어수선한 상태다.

도쿄에 본사를 둔 기업들은 외부에서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보내도 응답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세계 최대 가스 제조업체인 프랑스의 에어 리퀴드사는 도쿄의 본사 문을 닫고 본부를 400㎞ 떨어진 오사카로 옮겼다.

도쿄에 8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독일 자동차 업체 BMW도 독일 국적 직원들은 본국으로 송환하고 현지 직원들은 일본내 안전한 곳으로 피하도록 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 닛산의 미주법인 조차도 일본에 출장가 있는 직원들에게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명령을 내렸을 정도다.

일본내 닛산 공장들도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적어도 주말까지는 조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미국의 전자제품 제조업체들도 공급라인이 언제 재개될지 불분명한 상태다.

댈러스에 본부를 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사는 일본내 공장 하운데 하나가 7월까지는 부분적으로 조업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9월까지는 물량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