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피폭 공포 진원지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상황을 주시하는 가운데 미국 원전도 지난해 14차례나 안전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17일 나왔다.
미국 비영리 단체인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잦은 원전 문제는 원전 소유회사뿐만 아니라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안전 불감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미 원전에서는 비상 물펌프 고장, 전기장치로 빗물 누수, 허술한 경보체제, 보안 문제 등으로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14차례 발생했다.
뉴욕 인디언포인트 원전의 제2호기 급유구에서는 최소한 1993년부터 누출이 계속됐으며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아칸소의 원전들은 보안 문제로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특별조사까지 받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아칸소 원전 문제는 구체적인 사실이나 그 원인 등이 여전히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UCS 원자력 전문가인 데이비드 로흐바움은 보고서에서 "이 같은 위기일발 상황은 불충분한 훈련, 잘못된 유지보수, 조악한 디자인, 전면적 실태조사 실패 등 다양한 문제들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NRC가 담당하는 연간 원전 관리활동의 5%에 해당하는 14건만 분석했기 때문에 미 원전 전반으로 조사를 확대하면 문제점들이 더 드러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UCS는 지난해 14건, 즉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원전 문제가 불거졌다는 것은 원전 산업이 성장기에 들어선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또 UCS는 미국에서 심각한 원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지만, 문제들을 즉시 바로잡고 제대로 조사하지 않으면 대형 사고의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