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네트워크(SAN)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브로케이드가 IP 네트워크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뎁 듀타 브로케이드 아시아·태평양지역 부사장은 “IP 네트워크 시장에서 브로케이드는 점유율이 1%밖에 안 된다”며 “이 시장에 집중해서 점유율을 높이는 게 향후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브로케이드는 지난 2008년 파운드리네트웍스를 인수하면서 IP 네트워크 영역에 진출했다. 두 회사 간 통합, 신기술 개발이 마무리돼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가상화가 대두되고 스마트폰 때문에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하고 있는 지금 시점을 기회로 봤다. 최근 양사의 기술을 고객에게 함께 제공하는 ‘브로케이드 원’ 전략을 내놨다.
SAN은 물론이고 네트워크의 2계층(L2)~7계층(L7) 네트워크 장비, 코어 장비 제품군을 모두 갖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변화가 빠른 한국은 이 회사가 주목하는 시장이다. 듀타 부사장은 “더욱 많은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한국에 컨설팅·원격기술 등을 제공한다”며 “한국의 통신사업자와 대기업 고객을 만나 기술 세미나를 하는 등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상에서 원격으로 기술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력을 파견해 고객사에 상주시키면서 네트워크 구축을 돕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는 한국 시장의 특징으로 “가격에 민감해 입찰제안서(RFP)를 다른 나라보다 미리부터 준비하거나 전략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장비 인수 가격보다는 전체적인 네트워크 시스템 유지에 들어가는 총소유비용(TCO)을 한국 고객들이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실제로 무중단 컴퓨팅을 구현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데모센터를 만들어 자사 ‘VDX 스위치’를 설치하고 고객사 네트워크 관리자에게 교육을 하고 있다. 무중단 컴퓨팅이란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교체하거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깔아야 할 때 네트워크를 정지시키지 않고 사용자가 계속 접속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서버 교체 작업 중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맞닥뜨릴 일이 없다는 뜻이다.
이 회사는 특히 네트워크 연속성이 중요한 통신사업자·금융·공공기관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교육·의료·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