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TSMC가 3·11 일본 대지진에 따른 전자산업 공급체계 붕괴에도 불구하고 “올해 강력한 이동통신용 칩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자신했다.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TSMC는 중국 상하이에 짓는 제2 칩 제조공장의 첨단 기술로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등 생산량 증대에 힘입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모리스 챙 TSMC 회장은 “3·11 대지진 이후에 일본 외 지역에서 새로운 실리콘웨이퍼 공급업체를 찾고 있으며, (TSMC의) 칩 생산 안정화를 위해 자재 공급업체들에 선적량을 늘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일본발 전자산업 공급체계 혼란을 딛고 자사 성장의 호기로 활용하려는 뜻으로 읽혔다.
특히 지속성장에 관한 TSMC의 확신은 3·11 대지진으로 생산설비를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는 소니와 도시바 등 일본 주요 업체와 대조를 이뤄 시선을 모았다. 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이 이끈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수요 증대에 대응해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가운데 일본업체가 입은 타격(대지진·쓰나미)이 TSMC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TSMC 매출은 133억달러였고, 올해 15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챙 회장은 “TSMC가 올해 매출 20% 성장과 세전이익 10% 증가를 향한 길로 들어섰으며, 2015년까지 내내 자기자본수익(ROE) 20% 이상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AMD·엔비디아·퀄컴 같은) 고객이 (더 많은) 반도체를 원하기 때문에 우리는 올해 계속 생산능력을 증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SMC는 내년에 상하이 제2 공장을 가동하면 8인치 웨이퍼 월 생산량을 지금보다 두 배가량 많은 13만개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대만 정부는 이달부터 중국 투자자의 자국 반도체산업 투자를 허용했다. 챙 TSMC 회장은 그러나 “중국 투자자에게 주식을 팔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