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의 신작이다. 원제는 ‘10년 후 다 망할까’로 경제적 고통의 원인 및 해결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초대 총재를 지낸 저자는 ‘공공 부채’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공 부채란 조세 수입 증가율이 공공 지출 증가율을 따라 잡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난다며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아탈리는 “전쟁 시기를 제외하고 전 세계 강대국의 공공 부채가 이처럼 많은 적이 없었다. 세계는 지금 낭떠러지를 향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정부는 필요한 공공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각종 금융 상품을 만들어 냈다. 그 결과 개인들이 많은 빚을 지게 됐다.
또 부동산, 금융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버블이 형성됐고 버블이 붕괴하면서 국가가 더 많은 빚을 지게 되는 악순환을 겪게 됐다고 아탈리는 설명한다. 저자는 국가 파산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공공 부채를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공공 부채는 무조건 없애야 하는 필요악이 아니라는 것이다.
에너지, 교통, 건강, 교육 분야의 공공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생산성을 높이는 일 등에 대출을 받아 투자할 경우 공공 부채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부채가 적절한 수준을 넘어설 때는 초기 잉여금, 즉 부채 상환 이전의 흑자 예산을 끌어내 부채를 줄이는 데 사용하면 부채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그러나 무엇보다 공공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세금 인상 △지출 축소 △높은 경제 성장률 △금리 인하 등 8가지를 꼽으면서, 가장 타당하고 바람직한 대안은 경제 성장이라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한다.
자크 아탈리 지음. 양진성 옮김. 청림출판 펴냄. 1만4800원.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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