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부서는 최고경영자(CEO)에게 ‘해야 할 말’에 ‘하고 싶은 말’을 ‘CEO가 듣고 싶은 말’로 담아서 전달해야 합니다.”
투이컨설팅은 23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IT투자의 신뢰성 제고 방안’이라는 주제로 ‘Y세미나’를 열고 CEO와 IT부서가 서로 신뢰하며 소통할 수 있는 관계로 만들기 위한 비법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용훈 투이컨설팅 수석은 CEO가 IT에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IT가 CEO에게 해야 할 말이 무엇인지를 알면 서로의 관계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은 “대부분의 기업 CEO들은 IT투자에 대한 성과나 비즈니스 기여도가 잘 보이질 않기 때 IT부서를 ‘코스트센터’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는 CEO와 IT부서를 다소 불편한 관계로 만들기 십상”이라고 강조했다. IT부서가 CEO에게 IT투자와 운영에 대한 정밀하고 책임있는 답변을 해줘야 CEO도 IT를 신뢰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EO가 IT로부터 듣고 싶은 말=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할 말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로 내가 해야할 말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분명히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말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CEO와 IT부서간 대화에서도 마찬가지다. CEO가 듣고 싶은 말을 하면서도 동시에 IT가 해야할 말도 같이 해야 소통에 대한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CEO가 IT에 듣고 싶어하는 말을 무엇일까.
김 수석은 CEO들이 본질적으로 IT에 대한 궁금해하고 고민하는 사항을 크게 4가지를 요약했다. △과연 이 투자를 승인해 줘야 하는지 △이 투자를 통해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운영 비용이 적절한지 △IT서비스 품질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이에 대한 질문을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김 수석은 “일반적으로 ‘IT서비스’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지만 CEO 입장에서는 투자대비 성과가 보이지 않는 블랙박스에 가깝다”며 “CEO는 IT 기술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서비스 품질을 제공해 주고 이에 대한 성과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IT가 CEO에 해야 할 말=그렇다면 IT는 이러한 CEO의 질문들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하고 싶은 말만 해서는 CEO와 소통하기 힘들다. 김 수석은 CEO의 질문에 대해 좋은 답변을 하기 위한 몇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너무 명백한 지표와 마케팅적인 용어의 사용은 지양하고, 다소 도전적인 지표와 사실(팩트)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에 약간의 의견을 삽입해서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김 수석은 “일부 기업에서는 인시던트, 장애, 서비스요청(SR) 등의 개념을 혼돈해서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며 “CEO와의 대화에서 용어에 대한 동일한 인식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CEO들이 궁금해 하는 4가지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조언해줬다. 이 투자를 승인해 줘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투자 필요성에 대해 ‘상대적’ 타당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줘야 한다. 예를 들면 상대적으로 ‘기존의 투자 대비’, 혹은 ‘다른 투자건 대비’ 필요성이 높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고, 현업 부서의 투자 당위성 의견도 함께 제시해 주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투자를 통해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책임이 분명하고, 과장이 없는 명백한 효과만을 가정(What if)해서 답해야 한다. 운영 비용이 적절한지에 대한 물음에는 절대 비용으로 답하면 안된다고 김 수석은 강조한다.
그는 “예전에 잘못 구축돼 있던 결과물에 따른 보수 비용까지 포함돼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운영 비용에 왜곡된 부분이 있다”며 “비용이 아닌 품질로 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IT서비스 품질이 어느정도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고품질을 공언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고의 품질이 아닌 최적의 품질을 찾아내서 끈임없이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수석은 “IT성과보고서 작성시에도 가용성과 비용절감 지표 등은 오히려 제시하지 않는 편이 낫다”며 “모든 지표는 IT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만 제시해야 하며, 논리적이기 보다는 합리적인 자세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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