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생겜사] 북한, 미국 침공! 화려한 포장지 속 평범함 `홈프론트`

홈프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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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한다?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도 쉽게 다루기 힘든 민감한 소재가 게임에 등장했다. 미국의 카오스스튜디오가 개발한 일인칭슈팅게임(FPS) ‘홈프런트’는 북한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한껏 이용했다.

 최근 북미 등에서 발매된 이 게임은 개발단계에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김정은의 3대 권력세습 등 한반도 현대사를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북한에 의해 통일된 조선인민공화국이 동아시아를 점령해 일명 ‘대동아’를 만들고 끝내 미국까지 침공한다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이나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그린 게임은 있었지만 이처럼 노골적인 적은 없었다.

 ◇한국인이라면 느낄 수 있는 묘한 불쾌감=게임은 사실과 허구를 오가며 진행된다. 천안함 사태와 김정은의 권력 세습 등 앞부분의 상황은 최근 한국이 경험한 일이다. 1, 2차 세계대전과 중동·베트남 등을 다룬 기존 FPS게임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용자가 한국인이라면 외부의 노골적 시선으로 묘사된 한반도의 정세에 이미지가 불쾌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묘사는 게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더욱 강도를 더해간다. 통일 한반도(실제로는 북한)가 인공기를 휘날리며 미국 본토로 침공해 들어간다. 플레이어는 이들에게서 미국을 구해야 한다. 당연히 한국인은 ‘악’ 미국 및 연합국가들은 ‘선’으로 묘사된다.

 ◇게임자체로는 B급, 연출은 나쁘지 않아=선입견을 배제하고 게임으로만 봤을 때 홈프런트는 B급이다. 우선 최근 FPS의 경향인 드라마틱한 연출이 눈에 띈다. 극적인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 통일조선인민군(KPA)의 잔혹함이 도드라졌다. 무고한 시민을 총살하기도 하고 레지스탕스를 색출한다는 이유로 마을 하나를 초토화하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상황설정들은 너무 노골적이라 오히려 베트남전의 미군을 떠올리게 한다.

 FPS 게임의 핵심요소인 총기 밸런스는 참아줄 만하다. ‘배틀필드’나 ‘콜오브듀티’ 시리즈 등 명품 FPS 게임으로 눈높이를 한껏 높인 이용자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 게임이 A급이 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다. 대신 타격감은 수준급이다.

 ‘막 나간’ 스토리에 비해 플레이 동선도 너무 짧다. 싱글플레이는 단 몇 시간 만에 클리어가 가능하다.

 싱글플레이 상대의 인공지능(AI)은 심심하다. 통일조선인민군의 움직임은 대부분 예측 가능하다. 미국 레지스탕스에 맥없이 제압당하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이 친구들이 어떻게 미국까지 쳐들어왔나” 하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게임성 소재와 마케팅으로 승부=홈프런트는 평범한 게임이다. 최근 FPS 게임들이 미덕으로 여기는 높은 품질의 그래픽을 갖췄으며 A급은 아니지만 납득할 만한 총기 밸런스를 경험할 수 있다.

 배급사 THQ는 2010년 8월 미국 LA에서 열린 게임쇼 ‘E3’를 통해 대대적인 홈프런트 마케팅을 펼쳤다. 인공기를 행사장 주변에 뿌리는가 하면 인민군 복장(사실은 국적불명의 복장)을 한 인원들을 동원해 LA 시내를 행진하고 북한음식을 판다며 한국산 과자, 라면 등을 팔았다.

 현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진지함과 유쾌함이 섞인 분위기였다. 그들에게 홈프런트는 게임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않았을 테니 당연한 일이다. 당시 현장에서 만난 홈프런트의 수석 개발자 렉스 딕슨은 “정치적인 이유가 있어서 북한을 소재로 삼은 것은 아니다”며 “미국은 한 번도 외부의 침공을 받은 적이 없다. 시민들이 평범하게 생활하는 공간이 아비규환의 전쟁터로 변하는 상황에서 휴머니즘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되짚어보면 포장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게임이다.

 

 홈프론트 평점

 게임성 ★★★ 연출은 준A급 디테일은 B급

 그래픽 ★★★ 거친 광원에서 느낄수 있는 정체성

 사운드 ★★★ 그럭저럭

 조작성 ★★ 타격감은 꽤 훌륭하지만 AI는 엉망

 특이성 ★★★★ 한국인에게 충격적인 구성

 총점 6점 /10점

김시소기자 sis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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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프론트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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