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30㎞ 밖 방사능 피해` 시사

일본 정부 기구가 후쿠시마(福島) 원전으로부터 30㎞ 이상 떨어진 지역의 주민들도 방사성 물질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계산 결과를 내놓았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 발표와는 다른 결과다.

24일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마다라메 하루키<班目春樹> 전 도쿄대 교수)는 23일 `긴급 시 신속 방사능 영향 예측`(SPEEDI) 시스템을 이용해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방사성 물질 확산 범위와 주민의 노출량 등을 계산한 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방사성 물질의 확산 범위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경우라면 12일 후에는 30㎞ 이상 떨어진 지역이라도 갑상선 내부의 방사성 요오드 노출량이 100밀리시버트를 웃돌 수 있다고 예측했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 제1원전 북서쪽에 있는 가와마타초는 30㎞ 범위 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갑상선 내부의 방사성 요오드 노출량이 100밀리시버트를 넘을 공산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심지어 반경 50㎞ 범위를 벗어난 지역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우려됐다.

계산 결과에 따르면 방사성 물질은 원전을 중심으로 북서쪽과 남서쪽으로 퍼져 나갔다.

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방출된 직후인 12일 오전 6시부터 24일 오전 0시까지 줄곧 집 밖에서 생활했을 경우를 가정, 방사성 요오드의 영향을 가장 받기 쉬운 만 1세 아동의 갑상선 내부 노출량을 계산했다.

100밀리시버트는 안정 요오드제를 먹을지를 판단하는 기준선이다. 실내에 있을 경우에는 갑상선 내부 노출량이 4분의1에서 10분의1 정도로 줄어드는 만큼 당장 조치를 할 필요는 없다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설명했다.

한편 SPEEDI 시스템은 사고 발생시 원전 부근 주민을 신속하게 대피시키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후쿠시마 원전의 정전과 계측기기 고장으로 계산의 전제인 방사성 물질 방출량을 알 수 없었고, 이 때문에 주민 대피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고, 사후 모니터링 결과를 근거로 계산 결과를 내놓았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