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인 빌 게이츠와 애플의 공동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가 MS-애플 사이의 간극 만큼이나 교육관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며 미국 대중들에게 교육 논쟁을 일으켰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각) 두 사람의 교육관을 소개하고 웹사이트에 `토론의 장(Room for debate)` 코너를 마련, 독자들의 논쟁을 소개했다.
게이츠의 교육관은 한 마디로 `실용주의`다. 교육적인 투자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반면 잡스는 인문학을 중시한다. 세계 IT업계의 선두주자로 인정받는 잡스지만 "기술 하나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기술이 인문학과 결합할 때 우리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결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UC) 버클리 캠퍼스의 객원 연구원인 비벡 와드화는 "흔히 공학도들이 실리콘벨리를 주름잡고 혁신 능력은 수학 및 과학 교육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지만 둘다 틀렸다"면서 잡스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전세계가 "좋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잡스로부터 배웠다며 "예술가에게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알려줄 순 있어도 엔지니어를 예술가로 만들기는 훨씬 어렵다"고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 전국대학.고용주협의회(NACE)의 책임자인 에드윈 콕도 실용 학문을 전공한 학생들이 빨리 취직할 수는 있겠지만 취업 후에는 커뮤니케이션, 판단력과 같은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며 "실용 학문이 주는 혜택은 생명이 짧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게이츠의 교육관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높다.
미 워싱턴 대학교의 에드 라조우스카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오바마 정부 과학기술자문위원(PCAST)이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네트워킹 및 정보기술이 미국 과학기술 산업계 구직에서는 지배적인 요소"라고 주장했고, 미 조지워싱턴대의 스티븐 조엘 트릭텐버그 교수 역시 "내 마음은 잡스에게 기울지만 게이츠의 주장을 완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IT전문매체인 `패스트컴퍼니` 소속 작가인 엔야 카메네츠는 학교 교육이 사회의 변화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며 인문학과 실용주의라는 이중적인 틀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독립적으로 지식을 탐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체계가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