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발한 ‘조선+IT’ 융합기술이 세계적인 해운사의 선박에 탑재돼 전 세계 대양을 누비게 됐다. 지난 2008년 정부가 조선분야 IT융합의 첫 번째 과제로 선박통신기술(SAN) 개발을 추진, 연인원 133명과 총 2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3년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우리나라가 조선과 IT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스마트 조선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 정부와 업계가 조선과 IT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선박과 기자재 제조라는 질적 성장으로 방향전환을 시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과감한 투자와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이 선박건조 세계 1위를 달리던 우리나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IT산업도 단순 IT산업만의 성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늘어났다. 이처럼 샌드위치 신세에 놓은 조선업과 타 산업과의 접목이 필요한 IT를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겠다는 노력은 어쩌면 당연한 시도다.
조선업 뿐 아니라 이미 산업 현장 곳곳에서 기술과 기술은 물론, 기술과 제품,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상품과 부가가치가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융합시장은 지난 2008년 8조6000억달러에서 2013년에는 20조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조달러는 올해 우리나라 예산 309조원의 60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우리나라는 조선과 IT에서 글로벌 최강자 위치에 있어 두 산업을 잘 융합할 경우 새로운 황금 시장이 열릴 가능성도 높다. 이번 ‘조선+IT’ 융합기술의 성과물이 우리나라가 제조와 IT융합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향한 대항해에 나서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