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으로 대표되는 1인 출판이 활성화되면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특히 저작권 침해와 같은 법적인 문제, 검증되지 않은 작품의 무분별한 난립 등과 관련된 부정적인 의견이다. 제도적으로 ‘작가 인증’ 방법에 대한 논의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종이책 시대에 자유롭지 못했던 ‘출판의 자유’를 전자책 시대에서는 보장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27일 전자책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자책 표절 또는 극단적인 소재의 부분들에 대한 우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자칫 시장(독자)의 판단에만 맡기기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 전자책 출판사 한 관계자는 “전자책 모토가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다’기 때문에 되도록 원고에 손을 대지 않고 있지만 ‘이건 아니다’ 싶은 내용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온통 비문 천지에다 심지어 남의 블로그에서 글을 긁어오는 사람도 있는 등 수준 미달의 글이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자책 작가 인증 방법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페이퍼포럼이 주최한 ‘3월 정기포럼’에서 “종이책 시대에는 시장성이 보장이 안되면 책을 낼 수 없었다”며 “전자책에서만큼은 자유로워져야 하며 작가 인증은 말도 안되는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미국 아마존에서 아만다 호킹이란 시골 처녀는 인디문학 아마추어 작가인데 월 2억~3억원씩 벌어들인다”며 “다시 말해 기성 문단에서 권위로 인정을 받지 못한 작가들이 대박의 신화를 만들어가는 사례도 생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작가 인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독자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민 아이웰콘텐츠 대표 겸 출판저널 편집장은 “수준 이하의 책을 선택한 독자는 화가 나겠지만 이 또한 과정인 것 같다”며 “엉망진창인 책이 잘 팔 릴리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시장과 독자들이 판단을 할텐데 제도적인 작가 인증은 반대”라고 설명했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1인 출판의 한계가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출판사에서 컨설팅 지원 등으로 보완을 해주고 작가가 기본기를 다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