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이 서울 상공까지 날아왔다. 그동안 줄기차게 “한국은 안전하다”라고 주장해온 우리 정부가 곤경에 처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검출된 제논의 양이 극히 미세하기 때문에 국민 건강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기상청 역시 방사성 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미국과 유럽을 거쳐 지구 한바퀴를 돌아오기 때문에 한반도는 안전지대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과 달리 방사성 물질은 우리의 예측과는 달리 캄차카반도를 통해 일찍 한반도에 유입됐다. 편서풍만 믿고 국민들을 ‘억지 안심’시킨 꼴이 됐다. 이제는 편서풍을 운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또 29일 현재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플루토늄 검출과 압력용기 균열 여부가 새로운 위기로 급부상하면서 결코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한반도가 방사성 물질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는 이제 일본 대지진 후폭풍인 2차 방사성 물질에 대한 대비를 준비해야 한다. 일상생활은 물론 특히 먹을거리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없애야 한다. 현재 일본 원전 주변은 체르노빌 핵참사를 능가하는 오염 상태를 보이고 있다. 방사성 물질이 계속 쏟아져 나오면서 대기와 바다, 음식물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 일본 근해와 가까운 울릉도, 독도 주변과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방사성 물질이 유입될 수도 있는 문제다. 강원도까지 날아온 일본 방사성 물질은 지역 특산물인 각종 채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금은 극히 미세한 양이라고 하지만 농도가 훨씬 더 높은 물질이 한반도 상공에 날아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국민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서 국민의 안전한 식탁과 생활을 위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전국에 설치된 방사능 탐지시설 관측결과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방법도 검토해봐야 한다. 아울려 바닷물과 어패류, 농산물 등의 시료 채취 분석 대상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