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8일 오후 7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앞 모 빌딩. 모니터를 쳐다보는 학생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조근 조근 설명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곳은 ‘마이멘토(mymento.co.kr)’가 운영하는 일종의 학습센터. 마이멘토는 인터넷으로 과외를 해 주는 사이트다. 서울대생 3명이 의기투합해 올해 초에 설립했다. 마이멘토의 대표 멘토격인 서울대 이상석씨(사회과학대 인류학과·05)는 “시간을 쪼개 써야하는 수험생 상황을 고려해 인터넷 화상 과외를 개설했다”며 “이제 시작 단계지만 지방 등에서 문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마이멘토는 서울대 재학생들이 기획부터 강의까지 직접 운영한다. 노력에 비해 학업 능률이 오르지 않는 수험생과 막대한 사교육비를 지출해야 하는 학부모를 위해 일 대 일 온라인 화상과외와 멘토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운영 방식은 멘토(강사)와 멘티(학생)가 약속된 시간에 동시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학습한다. 과거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던 대면 과외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다.
시간과 공간 제약없이 질의응답이 가능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인강’이라고 불리우는 인터넷 강의가 일방향이었다면 마이멘토는 쌍방향 교육이다. 또 다른 멘토의 하나인 추세아 양은 “영상 카메라와 헤드셋, 필기한 내용이 모니터에 그대로 나타나는 디지털 펜을 이용해 복잡한 도형이나 기호가 포함된 수학이나 과학 강의도 가능해 학생들도 쉽게 몰입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과외는 이미 해외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를 잡았다. 대표 사이트가 인도의 ‘튜터비스타 닷컴’이다. 석사 학위 소지자 이상이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어권 학생을 상대로 교육하는 데 수강생 수를 조절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국내에는 빈코에듀, 동선생닷컴 등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상석씨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질문을 하지 못하거나 집중력이 부족해 수업시간에 딴 생각하는 학생들에게는 일방 강의보다는 일 대 일 과외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질의 강사를 찾기 어려운 지방의 수험생, 고가의 과외비로 고민하거나 학원간 이동 시간이 길어 효율적인 학습시간 배분이 어려운 학생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멘토 화상과외를 시작한 고1 수험생 엄마 서모(45세· 제주시 거주)씨는 “대면 과외를 시킬 때에는 공부를 제대로 하는지 궁금했으나 인터넷 과외를 시작한 이후 수업 참관 기능으로 수업 내용을 볼 수 있어 집중력이 다소 부족한 아이의 습관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말했다.
마이멘토는 수업 이외의 시간에 휴대폰과 e메일로 공부 방법, 학습상담, 대학 탐방 등 멘토링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등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무료강의도 준비 중이다. 이상석씨, 추세아 양과 함께 마이멘토 서비스를 시작한 김미영 양은 “재학생 신분이지만 단순히 아르바이트한다는 것 보다는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공유하자는 뜻에서 시작해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